최원준(오른쪽)이 지난 1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유희관의 은퇴식에 참가, 꽃다발을 전해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등극한 최원준(28)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체력적으로 힘들고 막힐 때 (유)희관이 형과 많이 이야기했다. 요즘도 자주 통화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는 첫 시즌이었던 최원준은 29경기에 등판,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기 2.80이었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에는 3.89로 상승, 체력 문제라는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그럴 때 최원준이 떠올린 이름이 유희관이었다. 201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활약한 유희관은 2020년까지 8년 연속 10승과 130이닝 이상을 달성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연속 진출에 큰 공헌을 했다.
"8년 동안 그렇게 했다는 게 대단하다"고 말한 최원준은 "희관이 형도 8년 연속 10승을 하면서 막혔을 때가 있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줬다"고 언급했다. 앞서 풀타임 경험을 가졌던 선배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다.
현역 시절의 유희관. /사진=뉴스1 |
후배들은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정작 유희관 본인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유희관은 "투수조장을 하며 잔소리도 많이 했고 모질게 얘기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더 잘 챙겨주지 못했을까, 더 따뜻하게 하지 못했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그는 "때문에 선수들에게 잔소리 듣느라 미안했다고 하고 싶다"며 사과를 전했다.
이제 해설위원이 된 유희관은 여전히 선수들과 통화를 나누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선수님, 선수님' 부르고 있다"며 웃은 최원준은 "(해설 취재 때문에 연락하는) 그런 건 아니고, 후배들에게 잘해주셔서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유희관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연속 10승 기록에 최원준은 도전할 수 있을까. "저는 아직 너무 멀었다"며 손사래를 친 그는 "계속 선발로 뛴다면 규정이닝 이상은 계속 채우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고 말했다.
최원준. /사진=양정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