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극찬한 리틀 장원준, 완벽투 비결은 '못해도 된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4.08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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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깔끔한 투구 폼과 좋은 구위로 '제2의 장원준'이라는 닉네임을 받은 두산 베어스의 2년 차 좌완 최승용(21)이 그야말로 팀을 살려내는 호투를 펼쳤다.

최승용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팀이 3-5로 뒤지던 3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두산은 우완 박신지(23)를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출격시켰다. 그러나 박신지는 사사구 4개를 내주며 무너졌고, 3회 올라온 등판한 베테랑 임창민(37) 역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무사 1, 2루 위기에 등판한 최승용은 침착하게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첫 타자 이재현(19)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는 3루 주자 최영진(34)이 포수 견제에 걸려 아웃되는 행운까지 겹치며 1번 김지찬(21) 타석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최승용은 이후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4회 호세 피렐라(33), 5회 최영진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실점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그는 김지찬과 오선진(33)을 아웃으로 잡아낸 후 우완 이승진(27)과 교체돼 등판을 마감했다.


최승용이 잘 버텨준 덕분에 두산은 마운드가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결국 그가 던지는 동안 한 점을 추격한 두산은 8회 말 강진성(29)과 김인태(28)의 연속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으며 6-5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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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이 7일 삼성전을 마치고 장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이날 최승용은 3⅔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닝과 투구 수(62구) 모두 데뷔 후 최다 기록이었다. 선발(2이닝)보다도 많은 이닝을 소화한 최승용의 활약 속에 두산은 주중 3연전 스윕패 위기를 탈출했다.

경기 후 최승용은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못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눈앞의 한 타자만 생각하며 편하게 던졌다"며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그는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됐을까.

스프링캠프부터 '국보급 투수' 선동열(59) 전 감독이 "더 해줄 말이 없다"며 극찬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최승용은 많은 기대를 받으며 시즌에 임했다. 그러나 앞선 2경기에서는 ⅓이닝 동안 3안타 1볼넷을 내주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최승용 본인은 너무 생각이 많았던 것이 난조의 원인이었다고 본 듯하다. 그는 "앞선 경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지나간 것을 잊고 던지자 시즌 최고의 투구가 나온 것이다.

김태형(55) 감독도 어린 선수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김 감독은 "최승용이 중요한 순간에 등판해 깔끔한 피칭으로 상대 흐름을 끊어줬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다. 최승용은 "오늘 하루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보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언젠간 두산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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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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