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걸 쏟아붓겠다" 이정후에겐 '7억 5천'도 안 아깝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4.16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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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전에서 안타를 치고 달려나가고 있다./사진=키움 히어로즈
올해 초 프로 6년 차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받은 연봉은 7억 5000만원. 종전 기록이었던 2011년 류현진(35·토론토)의 4억원을 넘어선 기록이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의 정석을 보여주는 그에게 주어진 연봉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팬들은 거의 없을 듯하다.

이정후는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키움이 두산에 4-2로 승리한 경기에서 2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5회초 1사 2, 3루에서는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결승 득점을 만들면서 키움의 7연승에 앞장섰다.


그동안 이정후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KBO리그 최고 대우는 이상할 것이 없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해 데뷔 첫 해 신인왕을 수상했다. 데뷔 2년 차부터는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매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타격왕마저 따냈다. 통산 668경기 타율 0.340, 38홈런 368타점 58도루 451득점, OPS 0.881. 홈런 생산이 떨어지는 것 말고는 데뷔 후 꾸준히 리그 정상급 활약을 한 셈이다.

KBO리그 전체를 봐도 그럴진대 키움에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키움은 이정후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득점권 상황에서 그만큼 믿음직한 타자는 없다. 기록으로도 증명이 된다. 이정후의 통산 득점권 타율은 0.340(658타수 224안타)으로 같은 기간(2017~2022년) 리그 3위, 올린 타점은 326개로 리그 5위 기록이다. 득점권에서 올린 타점 1~4위가 홈런 타자인 김재환, 이대호, 최형우, 김하성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정후의 타점 생산은 더욱 돋보인다. 올 시즌도 11타점(리그 2위)으로 팀 타점(39)의 3분의 1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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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7회초 1사 2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OSEN



이처럼 자신의 공백으로 인한 전력 손실도 알고 있었다. 이정후는 강백호(23·KT)와 함께 올해 9월에 있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꼽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이번 대표팀에서 주장을 하고 싶다. 내가 (아시안게임 멤버 중에서는) 대표팀 경험도 많고 와일드카드 선배들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는 분들이라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욕심냈다.

그러면서도 "만약 내가 차출이 된다면 2~3주 정도 빠질 것이다. 그러면 올 시즌 대략 리그 120~125경기를 뛸 텐데 난 그 경기 안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생각이다. 우리 팀을 최대한 높은 곳에 올려놓고 대표팀에 차출돼 나라를 위해 열심히 뛰고 올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그의 연봉 값은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마음 씀씀이도 최고 대우를 받는 스타다웠다. 이정후는 경기 후 7연승 소감 말미에 "투수진이 최근 3연투도 두 번이나 하는 등 고생했는 데 정말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이날 다소 흔들렸던 김재웅(24)과 김태훈(30)을 배려한 듯한 말이었다. 김재웅과 김태훈 모두 필승조로서 8~10일 삼성전과 13~14일 NC전, 이날 두산전까지 두 번의 3연투를 했다.

팀의 인지도 높은 스타로서 같은 팀 후배를 향한 지원사격도 확실히 했다. 이날 시즌 2호포를 날린 슈퍼루키 박찬혁(19)에 대한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박)찬혁이 말을 많이 말하고 싶다. 특히 신인왕 1순위는 박찬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팀 선수들이 찬혁이를 뒤쫓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찬혁이가 묵묵히 선배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런 것에 비하면 찬혁이에 대한 기사가 부족한 것 같다. 내가 봤을 땐 독보적인 신인왕 1순위"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정후는 히어로즈에 일편단심이다. 과거 김하성(27·샌디에이고)이 그랬던 것처럼 히어로즈를 향한 저평가는 참지 않는다. 올 시즌 전 키움은 하위권으로 분류됐으나, 현재 그들은 공동 2위 자리에 올라와 있다. 이정후는 "항상 시즌 전 전문가들이 우리를 하위권으로 평가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지난 9년간 우리만큼 가을야구에 나간 팀도 없다"고 키움의 저력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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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른쪽)와 야시엘 푸이그(왼쪽)가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6회초 솔로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박찬혁(가운데)을 환영해주고 있다./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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