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일 기다린 육성응원, 야구팬 드디어 대폭발 "으쌰라으쌰!"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4.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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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경기에서 3루쪽 LG 팬들이 열띤 응원에 나서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그리웠던 팬들의 함성을 듣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년 만에 잠실벌에도 사람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전통의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첫 맞대결이 열렸다.


이날 경기 전 야구팬들에게 낭보가 전해졌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해제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2일부터 곧바로 경기장 내 육성응원을 허용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부터 KBO 리그 전 구장에서는 응원단의 선창에 맞춰 박수나 율동을 하는 행위만이 허용됐다.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응원구호를 외치거나 응원가를 부르는 걸 금지한 것이다.

이미 시즌 시작과 함께 고척 스카이돔을 제외한 전 구장의 취식을 허용한 데 이어 육성응원까지 재개하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 발짝을 더 내디딘 것이다. 이제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면 기존의 상황으로 거의 돌아온 셈이다. 2019년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910일 동안 조용했던 야구장 관중석이 시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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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OSEN
관중들은 오랜만에 해보는 육성응원에 초반에는 어색함을 느꼈다. 1루 쪽 단상에서 응원을 주도하던 두산 한재권(44) 응원단장은 "오랜만에 하시다 보니 모르는 부분도 있으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응원단의 리드 속에 팬들은 곧 과거의 우렁찬 응원을 재현했다.

먼저 환호성을 지른 쪽은 LG였다. 1회 초부터 박해민(32)의 안타와 견제 실책으로 득점권 찬스를 맞이한 후, 2번 오지환(32)의 우익수 앞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3루 쪽에 앉은 LG 팬들은 오지환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뻐했다.

이에 질세라 두산 역시 육성의 힘을 보여줬다. 4회 말 선두타자 호세 페르난데스(34)의 안타로 찬스가 만들어지자 1루 쪽 관중석에서는 4번 김재환(34)의 응원가가 크게 울려 퍼졌다. 이에 힘을 받은 김재환이 우익수 앞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6번 오재원(37)의 내야안타로 두산은 추격의 한 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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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OSEN
경기 중반에는 반가운 노래를 팬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 LG가 6회 초 박해민의 적시타로 5-1로 달아나자 3루 내야 관중석에서는 국민 응원가 '아파트'가 흘러나왔다. "진짜 신나게, 신나게 갑시다"는 이윤승(36) LG 응원단장의 말에 팬들은 구장이 떠나가라 "으쌰라으쌰!"를 외쳤다.

오랜만에 터져나온 육성응원에 선수들도 힘을 얻었다. 이날 3안타를 기록한 박해민은 "예전의 느낌을 받았다. 진짜 야구가 돌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도 묵혀있던 걸 그라운드에 풀어내신 것 같다. 더 재밌게 경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승리투수였던 케이시 켈리(33) 역시 "라이벌전이라 함성이 힘차게 느껴졌다"며 "에너지를 받아 좋은 결과를 냈다. 팬들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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