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투구수 42개였는데...' QS→첫승까지, 대투수라 가능합니다 [★수원]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4.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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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26일 KT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선발 투수가 1회 42개를 던졌다. 어느 누가 이 선발 투수가 7회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바로 대투수 양현종(34·KIA)이 했다. 그리고 타선이 터지면서 마침내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따냈다.

KIA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 경기서 10-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KIA는 2연승, KT는 2연패에 빠졌다.


이날 선발 투수는 양현종이었다.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했지만 2패만 기록했을 뿐 첫 승을 낚지 못했다. LG와 시즌 첫 등판에서 6이닝 4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승리에 실패한 후 계속 꼬였다. 최근 등판인 20일 두산전에서는 7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하고도 타선의 침묵으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5번째 도전이다. 양현종은 2019, 2020년 2년 연속 KT를 상대로 1승밖에 따내지 못했기 때문에 강세를 기록하는 팀도 아니다.

시작부터 흔들렸다. 이날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포수는 박동원. 트레이드로 이적한 후 처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다보니 호흡이 바로 맞지는 않았다. 양현종의 컨디션도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투구수가 늘어났다.


첫 타자 배정대는 5구째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황재균을 7구째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다음 김민혁을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박병호를 9구째 볼넷으로 내보냈다. 양현종은 네 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30구를 던졌는데, 파울은 무려 13개나 나왔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오윤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다. 1루 주자 박병호는 3루까지 진루. 2사 1 ,3루 박경수 타석에서 KT 벤치는 더블 스틸 작전을 펼쳤다. 여기서 박동원의 실책이 나왔다. 1루 주자가 2루로 뛰다가 멈춰서 협살에 걸리면 3루 주자가 틈을 노려 홈으로 뛰는 작전이 통했다. 박동원은 2루 도루를 잡고자 송구했으나 짧았다. 2루수 김선빈이 베이스 앞에서 잡으려다 글러브에 맞고 뒤로 굴절돼 외야로 흘렀다. 박병호는 홈을 밟았고, 오윤석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양현종은 박경수에게 적시타를 맞아 3실점째를 기록했다. 다음 김준태를 삼진 처리하며 긴 1회를 마쳤다. 총 42개의 공을 뿌렸다.

2회부터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공 4개로 송민섭과 심우준을 범타 처리했고,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공 1개로 황재균을 3루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투구수 9개.

양현종은 3회 첫 타자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으며 출발했다. 그러나 박병호, 오윤석을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냈다. 오윤석 삼진으로 양현종은 선동열(1698개)을 넘어 역대 최다 탈삼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KBO리그에서 1700탈삼진 고지를 넘어선 투수는 송진우(2048개)와 이강철(1751개) 뿐이다. 지난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역대 최연소(만 34세 1개월 13일)이자 KBO리그 통산 7번째 2000이닝 투구 기록을 쓴 양현종은 이날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양현종은 2사 1루에서 김민혁의 도루를 저지하면서 끝냈다. 14개의 투구수.

4회를 가장 빨리 끝냈다. 박경수는 공 2개로 투수 땅볼로 유도했고, 김준태는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다시 공 2개로 송민섭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2회부터 4회까지 던진 투구수(41개)가 1회 기록한 투구수(42개)와 비슷했다.

양현종의 호투가 이어지자 마침내 타선도 응답했다. 5회초 안타와 볼넷, 내야 안타로 만든 2사 만루에서 김선빈의 싹쓸이 2루타가 터졌다. 3-3 동점이 됐다.

투구수를 조절한 양현종은 당연히 5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가 원점이 되면서 양현종도 더 힘을 냈다. 그리고 빠르게 KT 타선을 상대했다. 공 9개로 네 타자를 상대했다. 6회에는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오윤석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다음 박경수도 3루 땅볼로 처리했다.

KIA 타선도 다시 양현종에게 힘을 실어줬다. 7회초 김석환의 솔로포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6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7회도 책임지기 위해 나섰다. 장성우를 공 2개로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대타 김병희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 삼진으로 양현종은 1702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이다. 이강철 감독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탈삼진 1702개를 잡은 바 있다.

양현종은 여기서 등판을 마무리지었다. 6⅔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피칭. 양현종이 더그아웃으로 천천히 걸어오자 3루 측을 가득 메운 원정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양현종은 모자를 벗고 꾸벅 인사했다. 이날 양현종은 최고 148km의 직구(55개)를 비롯해 체인지업 27개, 슬라이더 14개, 커브 3개로 KT 타선을 제압했다.

양현종은 555일만의 선발승을 기록했다. 2020년 1018 잠실 LG전 이후 기록한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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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KT전 7회말 2사에서 KIA 선발 양현종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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