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33' 특급 외인 무너뜨린 '실책 2개', 싱겁게 끝난 에이스 대격돌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4.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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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수비를 마치고 실책을 범한 NC 노진혁이 루친스키의 등을 두들겨주고 있다. /사진=OSEN
서로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선발투수 카드가 등장했다. 그러나 두 팀의 운명을 가른 것은 투구가 아닌 수비의 디테일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8-4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양 팀은 각각 드류 루친스키(34·NC)와 로버트 스탁(33·두산)의 에이스 대결로 주목받았다.

루친스키는 경기 전까지 시즌 4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0.33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었다. 27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단 하나였다. 스탁 역시 4경기에서 2승을 챙기며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전 예상보다 선발투수 역할을 더 잘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이날 경기는 투수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디테일 하나에서 게임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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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NC 루친스키가 파슨스의 유니폼을 입고 투구하고 있다. /사진=OSEN
경기 시작부터 복선 아닌 복선이 깔렸다. 루친스키가 자신의 유니폼 대신 동료인 웨스 파슨스(30)의 옷을 입고 등판한 것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루친스키가 경기장에 유니폼을 들고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먼저 점수를 내준 건 루친스키였다. 2회 말 2아웃까지 잘 잡은 그는 8번 강승호(28)와 9번 박세혁(32)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김인태(28)의 좌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루친스키는 2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스탁도 3회 초 곧바로 실점했다. 선두타자 오영수(22)의 좌중간 2루타와 김기환(27)의 내야안타 등으로 만든 2, 3루 찬스에서 손아섭(34)이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그렇지만 아직은 대량실점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두 팀의 결과를 갈라놓은 것은 바로 '실책'이었다. 두산은 4회 선두타자 강진성(29)이 볼넷으로 나갔으나 다음 타자 안재석(20)이 유격수 쪽 뜬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유격수 노진혁(33)이 그만 이 공을 놓치고 말았다. 루친스키는 졸지에 득점권에 주자를 허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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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무사 1,2루에서 NC 루친스키(맨 왼쪽)가 두산 강승호의 보내기 번트에 3루 악송구를 범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두산 벤치는 이 찬스에서 강승호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타구는 루친스키의 정면으로 갔고, 포수 양의지(35)의 사인을 본 그는 곧바로 3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공은 3루수가 잡기 어려운 방향으로 갔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나머지 주자들도 한 베이스씩 더 진루했다.

연속 실책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NC는 결국 이어진 1사 2, 3루에서 김인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승기를 두산 쪽으로 넘겨줬다. NC는 6회에도 노진혁의 실책이 발단이 돼 정수빈(32)과 호세 페르난데스(34)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추가로 내줬다.

반면 두산은 6회와 7회 연달아 병살 유도에 성공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특히 7회에는 2루수 강승호의 감각적인 수비에 힘입어 안타성 타구를 병살타로 둔갑시켰다. 수비가 도와주니 경기가 쉽게 풀려나갔다.

이날 루친스키는 5이닝 8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5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도 1.13으로 올랐다. 반면 스탁은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승을 챙겼다. 수비에서의 차이가 결국 두 선발투수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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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강승호가 NC 오영수의 2루 땅볼을 잡아 2루로 송구하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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