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죽다 살아나도 역전 실패... '최하위' 타선의 냉혹한 현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5회초 무사 1,2루에서 NC 박건우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KBO 리그 최하위 NC 다이노스가 다시 연패에 빠졌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좀처럼 상대를 뒤집지 못했다.

NC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6으로 패배했다. 지난 24일 경기에서 3연패를 끊은 후 다시 2연패에 접어들었다.


전날 경기에서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를 투입하고도 실책 3개를 저지르며 무너졌던 NC는 이날 경기 전에도 악재가 닥쳤다. 바로 팀의 중심타자이자 주장인 유격수 노진혁(33)이 장염 증세로 결장한 것이다.

타선 재편이 불가피해진 NC는 손아섭(우익수)-박준영(유격수)-박건우(중견수)-양의지(지명타자)-닉 마티니(좌익수)로 1번부터 5번 타순을 꾸렸다. 전날 3번 타자였던 마티니가 5번으로 내려가고, 박건우가 클린업에 들어가는 라인업이었다.

경기 전 이동욱(48) NC 감독은 "앞쪽에 있는 선수들이 좀 더 공격 루트를 뚫어줘야 뒤에 있는 선수들이 편한 상태로 칠 수 있다"며 상위타선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들 베테랑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위타순의 후배들이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NC의 첫 득점은 하위타선에서 나왔다. 마티니의 볼넷과 상대 실책 등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9번 박대온(27)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 안타로 NC는 1점 차 리드를 잡았다.

NC는 3회 말 두산 김재환(34)에게 역전 3점 아치를 맞은 후 5회 상대의 실수 속에 역전 기회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박대온이 2루타로 출루한 후 손아섭(34)까지 좌중간 빗맞은 안타를 기록, 무사 1, 3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5회초 무사 1,3루에서 두산 박계범(맨 오른쪽)이 NC 박준영의 유격수 땅볼에 실책을 범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여기서 NC는 행운의 득점을 올리게 된다. 2번 박준영(25)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파울지역으로 향하는 뜬공을 날렸다. 그러나 이 타구를 포수 박세혁(32)이 미트 속에 넣었다가 빠트리면서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지 않았다.

기회를 또 받게 된 박준영이 유격수 쪽 땅볼을 쳤을 때도 유격수 박계범(26)이 이를 흘리며 3루 주자 박대온이 홈을 밟았다. 한 타자에게만 2번의 실책이 나오며 결국 NC는 4-5, 한 점 차로 쫓아갔다. 이어진 찬스에서 사령탑이 기대하던 클린업 트리오가 타석에 등장했다.

하지만 NC의 흐름은 여기까지였다. 3번 박건우(32)와 4번 양의지(35)가 모두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이어 5번 마티니는 우중간으로 향하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중견수 정수빈(32)의 호수비에 걸렸다. 2번 죽다 살아난 박준영은 결국 기록지 상에서 잔루로 남게 됐다.

물론 NC의 클린업이 아예 침묵했던 것은 아니었다. 박건우와 마티니는 출루에 성공하며 득점을 올렸다. 첫 3타석에서 살아나가지 못했던 양의지도 8회 초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을 잠시나마 살려냈다. 그러나 상대의 실수 속에 한껏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때는 정작 터지지 않으며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NC는 이날 경기까지 팀 타율 0.219, 팀 홈런 7개를 기록, 두 부문에서 전체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방역수칙 위반 선수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버텨줘야 반등을 노릴 수 있지만 현재의 타격 컨디션으로는 이마저도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