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롯데전 3회말 2사 1루에서 KT 박병호가 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
박병호는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수확했다. 박병호의 활약을 앞세워 KT는 롯데를 10-5로 완파, 롯데의 5연승을 저지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승 평균자책점 0.65로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로 꼽히는 찰리 반즈(27·롯데)를 만났다. 그럼에도 박병호는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2-2로 맞선 3회말 2사1루에서 반즈의 4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6회에는 바뀐 투수 나균안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팀이 7-5로 앞선 7회말 1사 1루에서는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내 안타를 쳤다. 이렇게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새 시즌 초반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박병호는 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했다.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했다.
마법사의 일원이 된 박병호는 홈런왕 출신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강백호(23)와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0)가 나란히 발가락 부상으로 빠져있는 가운데, 홀로 집중 견제를 받아야 하는 박병호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시즌 25경기에서 수확한 홈런이 벌써 6개다.
박병호는 초반 홈런 페이스에 대해 "내가 해야할 역할이다. 장타를 많이 쳐야 하는 타자이기 때문에 홈런과 장타가 나오는 건 긍정적인 것 같다. 더욱 자신있게 타격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특히 이날 박병호는 깜짝 도루로 성공시켰다. 7회 1사 1루에서 우중간 안타를 때려낸 뒤 신본기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시즌 3번째 도루다.
도루까지 주저없이 하는 모습은 그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 박병호는 넥센(현 키움) 소속이던 2012년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적이 있다. 장타를 펑펑 때리는 데다 도루까지 해 상대팀이 박병호를 공략하기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미국 진출(2016~2017시즌) 후 국내에 복귀한 뒤로는 도루가 없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차례의 도루 실패만 기록 중이다.
새로운 팀에서 박병호는 다시 뛰고 있다. 도루 3개를 기록 중이다. 올해 한 번도 도루에 실패하지 않았고, 배정대와 함게 팀 내 도루 공동 2위에 올라있다. 1위는 심우준(27·7개). 박병호는 "사실 정말 뛰기 싫다. 우스갯소리로 몇 년간 도루도 없었단 말도 했다"면서 "(이강철) 감독님 성향이 그런 작전을 많이 하신다고 하더라. 그래서 따르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이 빠른 것은 아니나 팀을 위해 한 몸 불사르고 있는 셈이다. 그는 "벌써 도루 3개 했다고 동료들에게 놀림 받았다"고 웃은 뒤 "도루 욕심은 없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3일 롯데전 7회말 1사 1,3루에서 KT 박병호가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