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위에 그 누구도 없다... 'EPL 가장 무서운 공격수' 증명한 기록

8일 리버풀 원정에서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는 토트넘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30·토트넘)의 골이 또 터졌다. 상징적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골 고지에도 올랐다. 특히 올해에만 무려 12골을 넣었는데, EPL에서 손흥민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는 아무도 없다. 손흥민이 EPL에서 '가장 무서운 공격수'임을 고스란히 증명하는 기록이다.

무대는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EPL 36라운드 원정 경기였다. 어김없이 왼쪽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후반 11분 0의 균형을 깨트렸다.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은 라이언 세세뇽이 왼쪽을 돌파하자, 반대편에 있던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빈 공간을 찾았다. 이후 세세뇽의 문전 크로스를 놓치지 않고 왼발로 마무리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EPL 20골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리그에서 20골을 터뜨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EPL을 넘어 쿼드러플(4관왕)에 도전 중인 리버풀을 상대로 적지에서 터뜨린 선제골이어서 의미는 더했다.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격차는 2골로 줄였다.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특히 20골 가운데 페널티킥(PK)이 단 한 골도 없다는 점에서 20골 고지 의미는 더 컸다. 살라는 22골 중 5골이 PK 득점이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PK 골 없이 20골을 넣은 건 손흥민이 역대 두 번째다.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이 지난 2012~2013시즌 21골을 넣은 게 처음이었는데, 손흥민이 9년 만에 그 뒤를 이었다. 베일은 당시 EPL 21골을 넣은 다음 시즌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PK 없이 20골 고지에 오른 건 EPL에선 지난 2019~2020시즌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이후 3년 만이다.

나아가 손흥민은 올해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이자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로도 남았다.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해에만 무려 12골을 터뜨렸고 17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올해 EPL에서 손흥민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도,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도 없다. 올해 EPL에서 가장 무서운 공격수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은 이유다.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의 한 방으로 먼저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29분 리버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루이스 디아스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돼 경기를 마친 가운데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리버풀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쌓은 토트넘은 승점 62점(19승5무11패)을 기록, 4위 아스날과 격차를 1점으로 좁혔다. 리버풀은 1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83점)이 같아져 리그 우승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기 후 손흥민은 "언제나 안필드 원정 경기는 어렵다. 매우 중요한 경기였는데 세계 최고 팀 중 하나인 리버풀을 상대로도 잘 싸웠다"며 "그동안 치렀던 경기 중 가장 어려웠던 경기였다. 내 골보다는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더 중요하다.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골은 못 넣어도 좋다"고 말했다.

경기 직후 최우수선수(킹 오브 더 매치)는 손흥민(49.3%)의 몫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선 팀 내 최고인 7.4점, 스카이스포츠와 이브닝 스탠다드, 풋볼런던 등은 현지 매체는 평점 7점을 손흥민에게 매겼다.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8일 리버풀 원정에서 골을 넣은 뒤 해리 케인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