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팩스 한장 달랑" 양현석, 두눈 감고 침통..재판 장기화 한숨[★현장스케치]

서울중앙지방법원=윤상근 기자 / 입력 : 2022.05.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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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수사 무마 혐의를 받는 양현석(52)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4.25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보복협박 혐의 5번째 공판에 참석했던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안 그래도 오래 걸리는 증인 신문을 버텨내야 하는 것도 힘든데 미심쩍은 공판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양현석 전 대표는 두 눈을 감고 고개를 떨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3부는 16일 양현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기일 변경으로 증인신문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이날도 역시 한서희와의 증인 신문을 맞이할 계획이었던 양현석 전 대표는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 안으로 들어왔지만 기일 변경 소식에 참담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더욱이 분노를 일으켰던 건 기일 변경 요청이 재판 당일 시작 직전에야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피고인은 공판기일에서 무조건 공식적인 재판에 참석해야 하지만 통상적으로 기일 변경 요청은 재판 당일이 아닌 최소한 하루 이틀 전에는 결정이 난다. 양현석 전 대표 측으로서는 재판 참석을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고 있던 와중에 기일 변경 요청이 접수됐음을 듣게 됐고 사실상 헛걸음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의 연기 이유가 한서희의 건강 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고 검찰도 한서희가 재판 전날인 14일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을 전달했는데 요청 당시가 일요일이라 결국 재판 당일 아침에야 기일 변경 요청을 접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즉각 양현석 변호인은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것 말고도 이전 공판 때는 담당 재판부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재판이 연기된 적도 있었는데 여기에 한서희의 재판 당일 건강 사유로 인한 기일 변경이 더해지면서 신속하게 재판을 속행하길 원했던 입장에서 재판의 장기화에 답답한 상황을 표출한 것이다.

변호인은"피고인의 억울함이 풀려지길 원하고 있다. 건강 상의 이유로 증인 신문이 변경된 건 유감이지만 재판 당일까지 이에 대한 서류가 제출되지 않았다. 한서희가 팩스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정말 아파서 그러한 건지 유독 이 사건만 기일 진행이 안되고 당일에 임박해서 기일 변경을 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재판 때문에 사회적 활동에 제약이 있는 만큼 이런 사정도 법정에서 이미 오래 전 잡아둔 기일을 변경할 정도로 절차를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증인의 팩스 한장으로 기일이 변경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다음 기일부터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증인 반대 신문의 2번째 진행에 대해서 다음에는 맞춰지도록 하겠다. 가능하게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라고 답했다. 검찰도 "한서희는 종일 신문을 성실하게 답변했다. 오늘 하루 불출석 사유를 냈다고 한서희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을 오는 30일과 6월 13일로 잡고 한서희에 대한 반대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증인 신문은 한서희의 반대 신문이며 6월 13일 재판의 경우 오전, 오후로 나뉘어서 장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는 등 침통한 표정을 드러낸 양현석 전 대표의 고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현재 양현석은 2016년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인 한서희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하고 회유 및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재판을 통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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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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