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또 버텼다... 'KBO 다승 3위' 대기록, 양현종답게 해냈다 [★잠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5.31 23:28
  • 글자크기조절
image
KIA 양현종./사진=OSEN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4)이 대선배 이강철(56) 현 KT 위즈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양현종답게 마지막까지 버티고 또 버텨 만든 대기록이었다.

양현종은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5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5승(2패)째를 올렸다. 장·단 15안타가 폭발한 타선을 앞세워 KIA는 13-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통산 152승(112패)을 달성한 양현종은 다승 부문 KBO리그 역대 공동 3위에 올랐다. 다른 한 명은 타이거즈 대선배 이강철, 앞으로 양현종 앞에 남은 기록은 정민철의 161승, 송진우의 210승뿐이다.

초반 분위기만 해도 대기록 달성은 어려워 보였다. 양현종은 1회 허경민에게 솔로포를 내줬고 2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는 장승현의 내야 안타, 허경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내줬다.

아쉬운 수비도 있었다. 이어진 2회 2사 1, 3루 위기에서 양현종은 1루의 장승현과 3루의 정수빈의 더블 스틸 시도를 간파했다. 양현종은 포수 박동원의 2루 송구를 중간에서 커트해 홈을 노리는 정수빈을 견제했다. 하지만 박동원에게 건넨 송구가 높았고 정수빈의 슬라이딩을 막지 못했다. 뒤이어 호세 페르난데스에게는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5실점째를 기록했다.


2회까지 양현종의 성적은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3자책점). 공 개수는 무려 65구였다. 2점이 비자책점 처리됐으나, 또 다른 야수인 본인의 실책이었기에 실점의 책임 모두 본인에게 있었다.

image
KIA 양현종(왼쪽)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 2회말 1사 1, 3루에서 송구 실책으로 실점한 뒤 망연자실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래도 에이스는 책임감 있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3회를 공 9개로 삼자범퇴 처리했고 4회와 5회에는 안타와 볼넷을 각각 내줬으나, 후속 타자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두 이닝 모두 세 타자로 마무리했다. 3~5회 그가 던진 공 개수는 불과 31구였다. 그 사이 KIA 타선은 5회초에만 대거 6점을 뽑으며 에이스의 대기록 작성을 도왔다.

대기록을 작성한 이번 경기는 양현종의 커리어와 닮아 있었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데뷔 초 뛰어난 구위에도 불안한 제구 탓에 기복 있는 커리어를 보냈다. 같은 좌완 투수인 류현진(35·토론토), 김광현(34·SSG)이 리그를 주름잡는 동안에도 터질 듯 말 듯한 기대주에 머물러있었다.

그러던 2013년 매년 9이닝당 볼넷 5개를 넘던 불안한 제구력이 잡히면서 이닝이터로서 각성했다. 이후 KBO리그 좌완 투수 최초 7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졌고, 2017년에는 자신의 힘으로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렇게 버티고 버틴 끝에 리그 에이스라는 칭호를 따냈다.

이날의 양현종도 마찬가지였다. 초반 제구 난조와 실책으로 아쉬움을 겪었으나, 3회부터는 다시 효율적인 피칭과 각 잡힌 제구로 타자들을 요리하며 끝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또한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받으며 타이거즈의 사랑받는 에이스인 점도 확인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야수들이 힘을 많이 줬다. 원정 구장이지만 정말 큰 함성으로 힘을 주신 팬 여러분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5회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잘하지 못했는데도 큰 박수로 내 이름을 연호해주신 팬분들이 정말 고마웠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이어 "사실 오늘 내가 한 건 없다. 야수들이 잘 쳐줘서 승리투수가 됐을 뿐이다. 오늘 승리로 KBO 통산 승수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는데, 이강철 감독님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는 것이 너무 큰 영광이다. 일요일 KT전을 치르는데, 이 감독님이 보시는 앞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image
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