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뒤 공 자체가 달라졌다! 'ERA 0.89' 함평 마무리, 209홈런 거포에 도전장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6.01 10:37
  • 글자크기조절
image
KIA 타이거즈 장재혁./사진=김동윤 기자
"김재환 선배랑 상대해보고 싶습니다. 삼진 잡을 자신도 있습니다. 물론 자신'만'요."

첫 1군 무대를 밟은 '함평 마무리' 장재혁(21·KIA)이 설레는 마음을 한껏 드러냈다. 통산 209홈런을 친 '잠실 거포' 김재환(34·두산)에게도 수줍은 도전장을 내밀었다.


금강초-대신중-경남고를 졸업한 장재혁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서 KIA의 부름을 받은 우완 투수다. 경남고 시절 제구는 나쁘지 않지만, 깨끗한 직구와 시속 140km 초반의 낮은 구속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았다. 데뷔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도 22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7.71. 드래프트 당시 세간의 평가처럼 시간이 좀 걸릴 듯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뒤 평가가 확 달라졌다. 지난 5월 31일 서울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김종국 KIA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이 괜찮아 한승혁 대신 넣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볼을 빼지 않고 공격적인 피칭을 해서 인상적이었다. (직구) 구속도 시속 140㎞ 중후반이 나오고 그와 상관없이 기대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2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곧이어 만난 장재혁은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던질 줄 안다"고 소개하면서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직구를 꼽았다. 그는 "프로 첫 시즌에 팔꿈치와 어깨에 부상이 좀 있었다. 부상 전에는 직구가 배팅볼 기계처럼 갔는데 아픈 뒤에는 직구가 조금 휘기 시작했다. 내추럴 커터라고 하더라. 이후 하던 대로 했는데 타자들이 못 쳤다. 올해는 특히 더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image
장재혁(가운데)./사진=KIA 타이거즈


올해 마무리로 올라선 장재혁은 18경기 동안 승리없이 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 중이다. 퓨처스리그의 몇 안 되는 0점대 클로저다. 지난해 시즌 성적이 평균자책점 5.68이라 갑자기 확 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2경기에서 1이닝 6실점으로 크게 무너졌을 뿐 시즌 내내 평균자책점 3.00으로 꾸준했던 될 성 부를 떡잎이었다. 물론 구속이 늘고 제구가 더욱 안정적으로 변한 것도 사실이다.

무던한 성격은 스스로도 꼽은 장점이다. 장재혁은 첫 콜업 소식에 "퓨처스 성적이 좋아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는 빨리 올라왔다. 막상 올라오니 별생각 없이 그저 좋았다"면서 "뭐든 깊게 생각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야구적인 측면에서는 멘탈이 좋다고도 생각한다"고 웃었다.

1군 보직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불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마무리 자리도 노려봄 직하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드래프트 동기 정해영(21)이 있다. 장재혁은 "(정)해영이가 축하한다고 얘기해줬다. 나도 해영이가 데뷔한 후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좀 더 잘해서 해영이를 받쳐줄 만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은 장재혁의 첫 등판 시점을 접전이 아닌 여유 있는 상황으로 한정했다. 첫 1군 무대인 만큼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배려다. 마침 KIA가 13-10으로 이긴 31일 경기에서 큰 점수 차에도 불펜 상당수가 소모되면서 장재혁의 1군 데뷔 가능성이 커졌다. 타이밍만 맞는다면 김재환과 맞대결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막 1군에 올라온 신인은 한 번이라도 1군 마운드에서 던져보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라며 잠시 고민에 빠진 장재혁은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으니 1군 40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소박한 목표를 당차게 말해 취재진의 미소를 자아냈다.

image
장재혁./사진=KIA 타이거즈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