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앞자리' 두산 불펜도 무실점, 그런데 '최강' LG는 '와르르'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6.1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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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2, 3루에서 두산 강승호에게 역전타를 허용한 LG 이정용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리그 최고 수준의 기록을 자랑하는 LG 트윈스의 불펜진이 이틀 연속 무너졌다. 오늘은 이기던 경기를 뒤집혔기에 그 충격은 더 컸다.

LG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4-5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를 내주며 LG는 4위 KIA와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전날 LG는 경기 막판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10-1로 앞서던 9회 초 LG는 우완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그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 동안 김인태의 스리런포를 포함해 2안타 2볼넷을 헌납했다. 다음 투수 최동환도 연달아 적시타를 맞으며 3점 차까지 쫓겼고, LG는 결국 마무리 고우석까지 투입해야 했다.

11일 경기 전 류지현 LG 감독은 "깔끔하게 게임이 끝났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팬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불펜진의 관리를 위해 선발투수의 호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월에는 워낙 불펜이 좋다 보니 의존도가 높았다. 불펜을 너무 활용했다"고 말한 류 감독은 "5선발들이 5회를 못 버티고 계속 교체를 하니 그 선수들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구원진이 경기 나가는 횟수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LG는 실제로 4월 한 달 동안 구원 이닝 1위(104이닝)를 기록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5월 이후 투수들의 등판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4회까지 6실점한 선발 케이시 켈리를 5회에도 올려 논란이 됐는데, 류 감독은 "켈리마저도 5이닝을 못 채운다고 하면 불펜 중간투수들이 과중한 체력적 문제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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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LG 선발투수인 김윤식. /사진=OSEN
결국 이날 선발로 나선 좌완 김윤식의 역할이 중요했다. 앞선 경기까지 올 시즌 8차례 선발 등판한 그는 절반인 4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등판(4일 SSG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 감독은 "(김)윤식이가 안정감을 찾는 분위기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시작되자 김윤식은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1회부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그는 3회 초 2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두산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특히 2회 초에는 무사 1, 2루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고비를 넘겼다.

그 사이 LG 타선도 1회 선취점을 올렸고, 4회에도 3점을 추가하며 김윤식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6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그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7회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남은 이닝은 3이닝, 리그 구원 평균자책점 1위(3.12) LG이기에 2점 차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불펜은 경기 후반 순식간에 리드를 날리고 말았다. 7회 진해수가 안타 3개를 맞으며 1점을 내줬고, 다음 투수 정우영이 겨우 뒷수습에 나서 역전을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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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2,3루에서 두산 강승호가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OSEN
그리고 운명의 8회 초, 두산은 LG 4번째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1사 2, 3루의 황금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LG 출신의 강승호가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트리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LG의 '황금방패'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반면 경기 전까지 구원 평균자책점 9위(4.61)였던 두산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선발 최승용이 3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후 두산은 김명신-임창민-이현승-정철원-홍건희로 이어지는 구원진을 투입,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7회 말 등판한 정철원은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LG는 경기 내내 두산을 상대로 주도권을 잡았다. 선발은 호투했고, 위기도 수 차례 넘겼다. 7~9번의 하위타선도 5안타를 합작하며 4회 3득점의 밑거름이 됐다. 믿었던 불펜이 잘 던져줬다면, LG는 위닝시리즈를 이미 확정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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