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1사 2루에서 두산 페르난데스(오른쪽)가 자신의 스윙에 마스크를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LG 유강남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OSEN |
유강남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팀의 8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게 되는 유강남은 11일 기준 올해 KBO 리그 포수 중 가장 많은 경기(57경기)와 이닝(438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닝 수 2위 이지영(키움)의 기록(396이닝)과는 40이닝 넘게 차이가 난다. 적어도 건강함은 시장에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부 기록은 좋지 않았다. 타격에서는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던 게 무색하게 시즌이 40% 조금 넘게 진행된 상황에서 2홈런에 그치고 있다. 5월에는 월간 타율 0.186이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도루저지율 15.3%에 그치며 이재원(SSG, 11.5%)에 이어 주전 포수 중 2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유강남은 적어도 공격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2-2로 맞서던 4회 무사 3루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서 3볼 0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속구를 공략, 우익수의 키를 넘어가는 장타를 터트렸다. 3루 주자 문성주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유강남은 역전타의 주인공이 됐다. 2루에 안착한 그는 손을 흔들며 '브이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시했다.
여기에 다음 타자 홍창기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유강남은 쐐기 득점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무사 3루에서 LG 유강남(오른쪽)이 우전 적시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OSEN |
이렇듯 타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인 유강남이지만 수비에서는 꼬이고 꼬였다. 중반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3년 차 좌완 김윤식과 호흡을 맞춘 유강남은 6회까지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내는 좋은 리드를 보여줬다. 6회 초에는 우익수 문성주의 옆으로 빠지는 송구를 잘 잡아내 홈으로 쇄도하던 박세혁을 태그아웃 처리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그러나 7회에는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 나왔다. 1사 2루에서 호세 페르난데스가 크게 스윙을 휘둘러 파울을 만들었다. 그런데 타격 후 페르난데스의 방망이가 그만 유강남의 포수 마스크를 강타하고 말았다. 페르난데스도 놀라서 유강남에게 다가갔고, 조인성 LG 배터리코치도 황급히 뛰어나와 상태를 점검했다. 다행히 빗맞았기에 큰 부상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안쪽에 맞았어도 심각한 상황이 나올 뻔했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1사 2루에서 LG 유강남(오른쪽)이 두산 페르난데스의 스윙에 마스크를 맞고 있다. /사진=OSEN |
경기 후 강승호는 "(유)강남이 형은 항상 저에게 타자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직구를 잘 안 주더라. 그래서 '무조건 변화구 던지겠구나'하고 확실히 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이 형이 저에 대해 아는 만큼 저도 많이 알고 있다. 오늘은 제가 이긴 것 같다"며 웃었다. 친한 동생과의 심리전에서 완패한 것이다.
베테랑 포수 허도환이 FA를 통해 입단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LG 안방의 주인은 유강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듯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FA 시장에서의 평가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본인의 분발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