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116억 '잠실 중견수' 맞대결, 양 팀 사령탑도 '엄지 척' 만족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6.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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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왼쪽)-두산 정수빈. /사진=OSEN
KBO 리그 홈 구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 잠실야구장, 이곳의 광활한 외야를 지키고 있는 두 중견수에게 사령탑들이 노고를 치하했다.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11일 잠실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주말 3연전 2번째 경기를 앞두고 각각 중견수 박해민(32)과 정수빈(32)에 대해 언급했다.


외야 세 자리 중 가장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중견수는 어느 팀이나 그 중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좌우 100m, 중앙 125m 규모의 넓은 외야를 자랑하는 잠실야구장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런 면에서 박해민과 정수빈은 누구보다도 잠실 팀에 어울리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KBO 리그에서 외야 수비로 정평이 난 인물들이다. 박해민은 국가대표에도 뽑힐 정도로 수비 실력을 인정받았고, 정수빈 역시 두산의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제조하며 그 진가를 발휘했다.

모두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이지만 스타일은 다르다. 지난 2월 스타뉴스와 만난 정수빈은 "박해민 선수는 뒤쪽으로 가는 타구를 잘 쫓아간다. 저는 앞쪽으로 오는 타구를 많이 잡아내는 것 같다"며 수비에서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두 팀은 중견수에 많은 투자를 했다. 10년 넘게 잠실 외야를 지켜온 정수빈에게 두산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6년 56억 원의 FA 계약을 안겨줬고, 이에 질세라 LG 역시 박해민을 4년 60억 원에 잡으며 수비 강화에 나섰다.

타격에서는 11일 기준 박해민이 타율 0.262, 정수빈이 0.257로 좋은 기록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며 주루에서 팀에 기여하고 있고, 여기에 수비에서는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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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 /사진=OSEN
양 팀의 감독들도 이를 인정했다. 류지현 감독은 11일 현재 리그 최소 실책 3위(45개)를 달리는 팀 수비진의 활약에 박해민의 역할이 컸음을 강조했다. 그는 "(박)해민이가 센터에 있으면서 좌우측으로 잘 맞아도 잡아준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자연스레 나오는 환호성을 보면 팬들에게도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 야수들이나 팬들에게 그런 믿음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류 감독은 "투수들도 편안하게, 과감하게 승부한다"며 이른바 '박해민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시즌 초반 1번 타자로 활약한 김인태가 돌아왔지만 정수빈을 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김인태가) 나올 수는 있는데 그러면 (정)수빈이가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잠실이기 때문에 수비가 중요하다"며 "수빈이가 센터에서 해주는 게 크다"고 강조했다. "수빈이의 타격이 나쁜 편도 아니다"고 두둔한 김 감독은 "짧은 구장이나, 정수빈의 컨디션에 따라 김인태가 나올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잠실에서는 정수빈의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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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 /사진=OSEN
선수 본인들도 서로를 지켜보고 있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박해민은 "정수빈 수비로 LG가 포스트시즌에서 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재밌는 경쟁을 해보고 싶다"며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정수빈은 "(내가 최고라는) 그런 생각은 없다"면서도 "수비만큼은 항상 자신 있기 때문에 누구와 비교하고 그런 건 안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1일 경기에서 두 선수는 수비에서 실수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여기에 타격으로도 팀에 기여했다. 정수빈은 8회 초 역전의 발판이 된 우전안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고, 박해민 역시 2루타와 볼넷, 희생번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팀 득점에 공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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