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낯선 외모, 그 뒤 은혜씨의 매력"..'니얼굴'이 전한 재미와 감동 [종합]

CGV용산=김미화 기자 / 입력 : 2022.06.14 20:00
  • 글자크기조절
image
장차현실 작가, 정은혜 작가, 서동일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다큐멘터리 영화 '니 얼굴'(감독 서동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은혜씨가 문호리리버마켓의 인기 셀러로 거듭나며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은 오는 23일 개봉된다. /2022.06.14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니 얼굴'의 서동일 감독이 "아빠로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촬영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니 얼굴'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 후 진행 된 기자간담회에는 정은혜 작가, 장차현실 작가, 서동일 감독이 참석했다.


'니얼굴'은 발달장애인 은혜씨가 문호리리버마켓의 인기 셀러로 거듭나며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예쁜 얼굴을 안 예쁘게 그려주는 캐리커처 작가 은혜씨의 특별한 일상을 담았다.

영화를 연출한 서동일 감독은 "은혜씨의 그림 그리는 일상을 반복적으로 찍을 때는 문호리 현장의 풍광도 좋고 돌아다닐 필요도 없이 은혜씨 옆에서 그림 그리는 풍광을 찍으니까 저도 마음 편하게 힐링하는 마음으로 찍었다. 그런데 막상 편집하니 전개도 없고 결말도 없고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이 깊었고 어려웠다. 이전 작품에 비해 편집할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은혜의 엄마이자 영화 프로듀서인 장차현실 작가는 "서동일 감독은 항상 가족의 일상을 영상으로 담는다. 처음 영화 편집본을 보니, 3시간이 넘었는데 내 모습이 반 은혜가 반이었다. 그러다가 감독님이 내 모습을 다 덜어내자고 했을 때 기분이 조금 나쁘면서 좋더라"라며 "내 모습을 빼고나니 온전한 은혜가 보이더라. 은혜의 삶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 수많은 정은혜들이 가치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타인의 시선 때문이다. 저는 항상 은혜의 뒤를 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없으면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제가 못나가게 된 날이 있었는데 서동일 감독이 '당신 없으면 더 잘해'라고 하더라. 실제로 영상을 보니, 제가 없으니 은혜가 더 잘하더라"라고 전했다.


image
정은혜 작가가 1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다큐멘터리 영화 '니 얼굴'(감독 서동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은혜씨가 문호리리버마켓의 인기 셀러로 거듭나며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은 오는 23일 개봉된다. /2022.06.14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어 서동일 감독은 "제가 현장에서 은혜씨를 볼 때 느낀 당당함과 위트, 자존감 같은 그런 매력들을 잘 녹여내서 결국 관객들이 기분 좋게 이 영화를 보고 나올 수 있도록 또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은혜씨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편집 방향을 잡았다"라며 "첫 편집본에느 은혜씨와 엄마의 씬이 많았는데 엄마를 가급적 덜어내고 은혜씨를 주체적으로 보려고 했다. 은혜씨가 그림 그리는 의지, 소통하려는 의지를 넣어 은혜씨가 더 보일 수 있도록 편집했다"라고 영화의 제작 방향을 설명했다.

서동일 감독은 "은혜씨가 '우리들의 블루스' 출연으로 굉장히 대중적인 관심과 사랑 받고 있다. 은혜씨가 가진 다운증후군 외모, 표정이라든지 말투나 행동 같은 것이 굉장히 이상하게 보이고 낯설게 보이고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으로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다"라며 "은혜씨는 그대로지만,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 출연과 이 영화를 통해서 은혜씨가 가진 외모나 표정이나 말투나 행동이 지금은 굉장히 사랑스럽고 귀엽고 매력적인 요소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반갑고 기분 좋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장차현실 작가의 남편이자 은혜씨의 아빠인 서동일 감독은 "(은혜씨) 아빠이자 감독으로서 촬영 준비도 하고, 차도 운전하고, 가서 촬영도 하고 밥도 챙겨먹어야 하고 하는 그런 상황들이 힘들었다"라며 "처음에는 은혜씨가 20대 중반이 됐는데 방구석에서 갈데도 없고 할것도 없고 뜨개질 하면서 혼잣말 하며 싸우고 그야말로 미친 사람처럼 새벽에 자고 오후에 일어났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참 암담했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었고, 우리 가족도 늘 우울했다"라고 털어놨다.

image
장차현실 작가, 정은혜 작가, 서동일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다큐멘터리 영화 '니 얼굴'(감독 서동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은혜씨가 문호리리버마켓의 인기 셀러로 거듭나며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은 오는 23일 개봉된다. /2022.06.14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서 감독은 "그러다가 은혜씨가 그림을 그리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는 처음 문호리 리버마켓에 나갔을 때 그렇게 그 혹독한 현장을 견뎌내리라 기대를 못했다. 저 자신 조차 주말마다 거기 나가 있는게 짜증스러워서 반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은혜씨가 그 현장에서 엉덩이 깔고 앉아서 그림 그리고 있더라"라며 "우리 은혜씨가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구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구나 그런 의지를 봤다. 아빠로서, 너를 응원하마 하는 그런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좀 지나다보니 장난이 아니더라. 1000명을 그려내고 셀러들과 섞이면서 인기 셀러로 거듭났다. 자존감도 높아지고 주문도 밀리고 그런 걸 지켜보면서 감독의 입장에서 '괜찮네', '내가 매력적인 캐릭터를 곁에 두고 있었네' 생각하며 영화화를 생각했고, 영진위 지원을 받아서 영화로 완성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정은혜는 최근 방송 된 tvN '우리들의 블루스'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한지민의 쌍둥이 언니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정은혜는 드라마에 이어 영화도 개봉하게 된 소감에 대해 "즐거웠고 추억도 만들고 좋았습니다. 6월 23일날 개봉하니까 좋아요"라고 전했다.

이어 정은혜는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 "드라마는 촬영 하면서 긴장이나 떨림 없이 재밌었고, 신기했다.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며 "'니 얼굴' 영화는 한 번 보고 많이 봤죠. 몇 번 봐서 좀 지루해요"라고 답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은혜는 최근 영화 VIP 시사회에 참석한 노희경 작가가 어떤 응원을 했느냐는 질문에 "멋지다고, 잘한다고 해주셨다.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이어서 멋지고 감사하고 정말 감동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은혜는 "2016년 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사람들과 그림을 많이 그렸다. 오래 됐지만 그림 그리는 것이 저에게 제일 중요하고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춤을 추는 것을 즐기던 정은혜. 춤추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행복하냐는 질문에 "제가 기분 좋을 때만 (춤을) 한다. 허리 때문에 안 좋아서 조금 한다"라고 전했다.

정은혜는 그림을 그려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들은 말 중 가장 기분 좋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멋지다고, 잘한다고, 재능이 있다는 말이 기쁘다. 엄마를 많이 닮았다는 말과 실물이 더 좋다는 말이 좋다"라고 웃었다.

'니 얼굴'은 세상의 수많은 은혜씨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영화다. 영화는 장애인 가족의 힘든 현실이 아닌, 발달 장애 성인이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실제 이야기를 담았고 위트와 즐거움을 담았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길 바라본다.

한편 '니 얼굴'은 6월 23일 개봉한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기자 프로필
김미화 | letmein@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미화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