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땐 없어선 안 될 선수 될게요" 팬 사랑 확인한 20세 포수, 웃으며 떠난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7.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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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권혁경./사진=김동윤 기자
"사고 안 치고 차근차근 잘 준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군 입대를 앞두고 만난 권혁경(20·KIA 타이거즈)이 씩씩하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권혁경은 오는 19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제55보병사단으로 현역 입대한다. 14일 KIA가 2-6으로 패한 잠실 LG전은 그의 입대 전 마지막 경기였다. 경기 전 만난 그는 "1년 6개월 동안 야구를 못하게 되니 많이 아쉽다. 그래도 갔다 와서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군대에 있는 동안 더 열심히 준비해서 오겠다"고 담담하게 속내를 밝혔다.

마지막 경기에서 권혁경은 KIA가 2-6으로 뒤진 7회말 수비에서 한승택 대신 포수 마스크를 썼다. 8회초 2사 3루에 타석에 들어섰고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입대 전 마지막 타석이 끝났다. 하지만 7, 8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포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프레이밍과 블로킹도 나쁘지 않았고 김현수 타석에서 김재열의 폭투 때는 도루 저지에는 실패했지만, 강한 어깨를 보여줬다.

당초 팀과 약속됐던 1군 동행이었다.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소화하며 입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일 주전 포수 박동원(32)이 다치자 권혁경에게도 1군 출전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맞이한 1군 출전은 그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팬들의 사랑도 다시금 확인했다. 권혁경은 지난 10일 광주 한화전, KIA가 5-3으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올해 첫 1군 타석에 들어섰다. 이때 강재민의 초구 직구가 몸쪽 깊숙이 들어왔으나, 상체만 살짝 돌려 공을 피했다. 그 후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3루수 강습 타구를 만들면서 프로 데뷔 첫 타점을 기록했다. 사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 있는 모습에 KIA 팬들은 열광했다.

이때를 떠올린 권혁경은 "맞으면 겨우 1점이니까 피하지 않았다. 팀을 위해 1점 이상을 내고 싶었다"고 공을 피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무조건 안타를 치려고 들어갔다. 실투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코치님들과 계속해서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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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경./사진=KIA 타이거즈


권혁경의 1군 경험은 언제나 다이내믹했다. 올해 갑작스럽게 1군에 등록돼 첫 타점을 낸 것 못지않게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지난해는 더욱 극적이었다. 2021년 7월 11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발생한 1군 포수 2명의 동시 이탈 탓에 급하게 콜업됐다. 호흡을 제대로 맞출 시간이 없었음에도 이의리와 함께 KIA의 2-0 승리를 이끄는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모두에게 특별했던 데뷔전이지만, 신인 포수에게는 가장 아쉬웠던 때이기도 했다. 권혁경은 "KIA에 입단 후 여러모로 학창 시절 때보단 실력이 늘긴 한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지난해다. 처음 1군에 올라갔을 때 공을 던질 때 이상하게 조금씩 말리는 것이 있었다. 심리적인 부분이 컸던 것 같다. 지금은 괜찮지만, 그때 조금 더 잘했다면 몇 경기는 더 뛸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만 20세 포수는 잘할 날이 더 많다. 그가 웃으면서 팀을 떠날 수 있는 이유다. 권혁경은 "(제대하면) 겁 없이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팬들께는 지난 경기서 적시타를 쳤을 때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다. 돌아왔을 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도록 군대에서 잘 준비해오겠다"고 미소 지었다.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다음 그는 "코치님들 얘기를 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강성우(52) KIA 퓨처스 배터리 코치와 김상훈(45) KIA 1군 배터리 코치는 포수로서 야구 선수로서 권혁경을 만든 두 명의 스승이었다.

권혁경은 "강성우, 김상훈 코치님이 내게 정말 많이 신경 써주시고 가르쳐주셔서 (이 자릴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김상훈 코치님이 내게 '누가 밟아도 다시 일어서는 잡초 같은 선수가 되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그 말처럼 매 순간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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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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