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도 '분통'... 악몽으로 끝난 1년 만의 복귀전

수원=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8.0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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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레 가마 대구FC 감독. /사진=한구긒로축구연맹
대구FC 수비수 김우석(26)이 그야말로 악몽 같은 복귀전을 치렀다. 1년을 기다린 끝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는데,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페널티킥을 헌납한 데다 레드카드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사령탑마저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손안에 있던 승리를 놓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무대는 지난 3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5라운드였다. 이날 김우석은 지난해 8월 20일 광주FC전 이후 약 1년 만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던 그는 기나긴 재활을 거쳐 비로소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6월 전북 현대전 벤치에 앉긴 했지만 경기에 출전하는 건 이번 시즌 처음이었다.


김우석의 복귀전에 사령탑 기대감도 컸다. 알렉산드레 가마(54·브라질) 감독은 "부상 정도가 심해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는 늦어졌다. 1군 명단에 올라온 건 며칠 안됐지만 그동안 K4리그(대구 B팀)에서 계속 출전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며 "계속 실점하는 부분이 있어서 수비 쪽에 변화를 줬다. 실점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장점인 후방에서의 빌드업과 패스 연결 등 좋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태욱, 홍정운과 함께 호흡을 맞춰 스리백을 구축한 그는 가마 감독의 기대대로 빌드업 과정에선 힘을 보탰다. 다만 경기 내내 폭우가 내린 데다, 오랜만에 실전에 나선 탓인지 수비 안정감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막판 문전 혼전 상황에선 이기혁(수원FC)의 침투를 몸으로 막으려다 제대로 저지하지 못하는 바람에 실점 위기도 맞았다. 앞서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정태욱 등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대구 수비진을 향해 대구 서포터스석에선 "정신 차려 대구"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나마 전반을 1-1로 맞선 채 마친 데다 후반 21분 김승준(수원FC)의 퇴장까지 나오면서 대구에 '승리의 기운'이 감돌았다. 수적 우위 속 파상 공세를 펼친 끝에 후반 41분엔 페냐의 역전골까지 터졌다. 11대10의 싸움, 그리고 경기 막판 뒤집은 승부. 정규시간이 모두 흐른 시점까지도 김우석의 복귀전은 대구의 이번 시즌 원정 첫 승과 함께 빛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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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전 추가시간 대구FC 김우석(오른쪽)이 김건웅을 넘어뜨리는 순간.
그런데 후반 추가시간. 그야말로 악몽 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재용이 논스톱 패스로 연결했고, 김건웅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이때 김우석이 김건웅의 유니폼을 뒤에서 잡아당겨 넘어뜨렸다. 김우석은 파울이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주심은 페널티킥 선언과 함께 김우석에겐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록지 퇴장 사유엔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로 남았다.

결국 키커로 나선 김현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수원FC 입장에선 수적 열세 속에 역전골까지 실점하고도 추가시간 극적으로 무승부를 거둔 짜릿한 경기이자, 대구는 다 잡은 승리를 허망하게 놓친 경기가 됐다. 1년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으니 김우석에겐 악몽 같은 복귀전이 된 셈이다.

하필이면 경기 전 가마 감독은 지난 FC서울전 패배를 돌아보면서 "실수로 인해 승리를 내줬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경기였다. 패배를 해도 패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터였다. 공교롭게도 그 다음 경기인 이날 수원FC전에서도 후반 막판 실수로 인해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고 다잡은 승리를 놓쳤으니, 사령탑 입장에서도 분통이 터질 일이다.

가마 감독은 "역전골까지 만들어냈지만 마지막에 어이 없는 실수로 실점을 했다. 손안에 있던 승리를 놓쳐 안타깝다"며 "마지막 실점은 너무 아쉽다. 이런 실수가 한두 경기가 아니라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 문제점을 찾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리를 놓친 대구는 최근 6경기 연속 무승(5무1패)이자 원정 12경기째 무승(8무4패)의 아쉬운 흐름이 이어졌다. 다이렉트 퇴장을 받은 김우석은 사후 퇴장이 취소되지 않는 한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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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전에서 추가시간 실점으로 2-2 무승부에 그친 뒤 아쉬워하고 있는 대구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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