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깨지고 잠시 고민"... LG '장발 에이스' 왜 이발 단념했을까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8.2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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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케이시 켈리가 20일 잠실 두산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LG 트윈스의 '장발 에이스' 케이시 켈리(33)가 '곰 사냥꾼'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지난 등판의 아픔도 깨끗이 씻어냈다.

켈리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LG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군 등판은 보름 만이었던 켈리였다. 지난 5일 잠실 키움전에서 3이닝 8피안타(1홈런) 1사사구 1탈삼진 7실점을 기록한 그는 시즌 처음으로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연속경기 5이닝 이상 투구 기록도 75경기에서 멈추게 됐다.

휴식을 취한 켈리는 오랜만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공백이 길었던 탓인지 켈리는 1회초부터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4번 호세 페르난데스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이후로도 켈리는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등 썩 깔끔한 투구는 아니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은 허용하지 않으면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선두타자는 꼭 잡아낸 것도 호투의 원인이었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켈리는 7회 좌완 김대유에게 마운드를 물려주면서 임무를 마감했다. 끊어졌던 5이닝 이상 투구를 다시 시작한 것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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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케이시 켈리.
이날 켈리는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1km의 패스트볼을 비롯해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면서 두산의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팀이 6-1로 승리하면서 켈리는 13승째를 수확, 윌머 폰트(SSG)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등극했다. 또한 두산을 상대로 4승을 거두며 LG가 8년 만에 두산 상대 우세 시즌을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사령탑도 수훈갑으로 켈리를 꼽았다. LG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켈리의 다승 공동 1위를 축하하고, 에이스답게 훌륭한 투구를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켈리는 "다시 마운드에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오늘 등판을 위해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오늘 그게 뜻대로 된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켈리는 장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이라 덥기 때문에 이 이상 길이는 힘들 것 같다"며 미소를 지은 그는 "이 정도에서 다듬으며 유지하고 있고, 가을이 되면 자연스럽게 기르도록 놔둘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등판 이후 새 출발을 위해 머리를 정리할 생각도 있었을까. 켈리는 "기록이 깨지고 나서 '이걸 잘라야 되나 말아야 되나'는 생각이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긴 머리를 고수하고 마운드에서 던지는 게 케이시 켈리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말한 그는 "그냥 이대로 놔두고 계속 던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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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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