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경기 중 단 19번 등장, '호-호-드' 완전체 드디어 완성인가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8.24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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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왼쪽)와 박병호.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던 KT 위즈의 완전체 중심타선이 드디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순위싸움이 한창일 때여서 더욱 반갑다.

KT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를 이기면서 KT는 키움 히어로즈를 4위로 내리고 3위로 등극했다.


이날 KT는 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강백호(지명타자)-박병호(1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황재균(3루수)-박경수(2루수)-김준태(포수)-심우준(유격수)의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주목할 점은 강백호와 박병호, 알포드가 모두 선발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었다. 박병호는 경기 전까지 32홈런으로 2위 김현수(LG, 22홈런)와 10개 차이로 홈런 1위에 올랐다. 알포드도 48경기에서 9홈런으로 장타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지난해 타격 3위(0.347), 타점 2위(102타점)에 오른 강백호도 뒤늦게 돌아왔다.

시즌 109번째 경기에 나선 KT지만 강백호-박병호-알포드가 모두 라인업에 포함된 조합이 나온 것은 단 19번에 불과했다. 그만큼 KT는 시즌 내내 완전체 라인업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지난해 통합우승팀인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클린업 개편에 나섰다.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을 내보내고 헨리 라모스를 데려왔고, FA 시장에서 거포 박병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강백호-박병호-라모스의 중심타선 조합이 예고됐다.

그러나 강백호가 시범경기 기간 오른발 새끼발가락 골절상을 입고 이탈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박병호가 5월까지 16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분전했지만 강백호의 공백을 혼자 메울 수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라모스마저 경기 중 투구에 맞아 발가락이 골절되는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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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앤서니 알포드.
결국 KT는 5월 말 라모스를 퇴출하고 알포드를 데려왔다. 한국 무대 적응을 위해 알포드가 2군에서 뛰는 동안 부상 부위가 회복된 강백호가 먼저 1군에 돌아왔다. 그리고 6월 5일 수원 KIA전에서 드디어 강백호-박병호가 동시에 출격했다. 이어 6월 16일 수원 SSG전에서는 시즌 처음으로 '호-호'(강백호-박병호) 듀오와 외국인 타자가 모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이 완전체는 오래가지 않았다. 강백호가 7월 1일 수원 두산전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게 된 것이다. 결국 강백호가 2번째로 복귀한 8월 17일에야 '호-호-드'(강백호-박병호-알포드) 조합이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강백호 없이도 7월 전체 승률 2위(0.765)에 올랐던 KT는 8월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강백호까지 돌아오면서 한때 8위까지 처졌던 KT는 본격적인 상위권 싸움에 나섰다.

23일 경기 전 KT는 3위 키움과 0.5경기 차로 4위에 위치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내가 서두르면 선수들이 느낄 수 있다"며 "더 천천히, 조심히 하려고 한다"며 애써 기대감을 감췄다. 그러나 '3강'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경기를 승리로 이끈 것도 중심타선이었다. 1-1 동점으로 연장까지 간 KT는 11회초 무사 1루 기회를 맞이했다. 여기서 강백호가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로 한 점을 얻어냈다. KT는 이 점수를 끝까지 지키며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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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1회초 무사 1루 KT 강백호가 역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강백호와 박병호는 나란히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알포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팀 승리에 부진이 묻혔다.

본인들도 강해진 라인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백호는 경기 후 "고정된 타순이 아니라 어느 타순에 들어가도 라인업이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알포드나 (박)병호 선배도 그렇고 나머지 선수들도 기량이 올라왔기 때문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있다"며 "내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버텨주고 있어 편하게 치고 있다"고 밝혔다.

더 무서운 점은 중심타선 외에는 아직도 돌아올 자원이 있다는 것이다. KT는 올 시즌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장성우(타율 0.263 14홈런 42타점)가 어깨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다. 장성우까지 라인업에 합류하게 된다면 KT 타선은 상·하위 가릴 것 없이 폭발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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