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이나 계속 이겼나요" 얼떨떨한 '고퀄스'의 10연승 폭주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8.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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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가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 마운드를 내려가며 미소를 짓고 있다.
고영표(31·KT 위즈)는 '패배를 모르는 사나이'다.

24일 경기 전까지 고영표는 올 시즌 20경기에 등판, 11승 5패 평균자책점 2.96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득점지원 빈곤에 허덕이며 한때 2승 5패까지 몰렸지만 이후로는 승리만을 쌓았다.


지난 5월 19일 수원 LG전에서 5⅓이닝 9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고영표는 이후 12경기에서 9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7월 이후 6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거두며 '승리요정'이 됐다.

지난 12일 SSG전 등판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손가락을 다친 고영표는 1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이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초반부터 고영표는 두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3회 선두타자 송승환까지 7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4회에는 1사 2, 3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상대의 주루 실수 덕분에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로도 고영표의 투구는 빛났다. 8회까지 두산 타선을 상대로 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단 3피안타에 그쳤다. 실점은 물론 없었다. 그 사이 KT 타선도 1회 2득점을 시작으로 5점을 지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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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9회에도 올라온 고영표는 올 시즌 개인 2번째 완봉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 아쉽게 기록이 깨지게 됐다. 그는 5번 호세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마무리 김재윤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임무를 마쳤다.

이날 고영표는 8⅓이닝 6피안타(1홈런)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98구 중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81.6%(80구)일 정도로 과감한 승부가 돋보였다. 팀도 5-1로 승리하며 고영표는 개인 최다인 시즌 12승째를 거두게 됐다. 개인 10연승과 7경기 연속 승리는 덤이었다.

경기 후 고영표는 "승을 쫓아가지는 않지만, 팀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이나 감독님,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완봉승을 날린 9회 홈런이 아쉽지 않았을까. 고영표는 "(김인태가) 전혀 밉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 전 타석에서 계속 좋은 승부를 했는데, 초구에 커브를 노려서 장타를 만들어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김인태가 기술적인 타격을 한 것 같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시즌 초반 승보다 패가 많던 시절을 떠올린 고영표는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냥 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하면서 좋은 피칭하자고 했던 게 정말로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가 등판하는 날마다 팀이 승리한다는 것에 고영표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세 달이나 제가 등판할 때 이겼나"고 반문하며 "의미 있고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끝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등판할 때마다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영표는 그동안 퀄리티스타트가 보장된 투수라는 뜻으로 '고퀄스'라는 별명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계속 승리를 쌓으면서 이제는 '고승리'라는 별명도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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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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