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윤 대단했네...' 국대 잠수함도 실패, 완봉 2번 하기 이렇게 어렵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8.25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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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가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마운드를 내려가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 투수가 실점 없이 모든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완봉'. 투수 분업화가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한 시즌에 2번 이상 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24일 기준 2022시즌 KBO 리그에서 완봉승을 달성한 선수는 단 3명이다. 바로 고영표(KT)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타일러 애플러(키움)다. 그리고 세 선수 모두 완봉은 하나뿐이다.


그중에서도 고영표는 몇 차례 셧아웃을 추가할 기회가 있었다. 5월 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8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8회까지 106개의 공을 던지며 9회 등판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8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고영표는 완봉승 목전까지 다가갔다. 8회까지 두산 타선을 단 3안타로 막아낸 그는 실점 없이 순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9회말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 완봉이 날아가고 말았다.

고영표는 통산 4차례 완봉승을 거뒀다. 2017년부터 선발투수로 전환한 그는 매 시즌 한 차례씩 완봉승을 거뒀다. 그는 2010년 이후 KBO 리그에서 윤석민(5회) 다음으로 많은 셧아웃을 기록했다. 과감한 승부를 펼치는 데다가 주 무기인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하며 투구 수를 절약했기에 가능했다.


특히 2010년대 데뷔한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셧아웃을 만들어냈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임기영(KIA)이 두 차례로 그 뒤를 따를 뿐 나머지 선수들은 한 번 하기도 버거웠다. 이 기록만큼은 '국가대표 잠수함'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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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완봉승을 달성한 KIA 임기영(왼쪽).
과거에는 선발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완봉도 여러 차례 달성했다. 1986년 선동열(해태)과 1995년 김상진(OB)은 시즌 8번의 완봉을 기록하며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 선수들과 1986년 빙그레 이상군, 2009년 롯데 송승준은 3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는 놀라운 결과를 냈다.

그러나 1993년에는 57번이나 나왔던 완봉이 2010년대 들어서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이는 타자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투수 분업화가 대세로 등극하며 셧아웃을 달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2010년 6.66개였던 9이닝당 탈삼진이 올해는 7.33개까지 올라가는 등 투수들이 짧은 이닝 폭발력을 응집시켜 던지는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도 원인이다.

2010년 이후 한 시즌 2번 이상 완봉승을 거둔 국내선수는 9명뿐이다. 이 중에서 3회를 기록한 투수는 2010년 류현진(한화)과 2011년 윤석민(KIA)이었다. 류현진은 이해 1.82라는 경이로운 평균자책점을 거두며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달성한 윤석민은 2011년 리그 MVP의 주인공이 됐다.

이렇듯 MVP급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만이 한 시즌 3회를 달성할 정도로 이제 완봉은 어려운 기록이 됐다. 과연 남은 기간 고영표는 2020년대 최초의 한 시즌 2완봉 달성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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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왼쪽)과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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