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⅓이닝 노히트'보다 빛난 115구... 타이거즈 에이스는 책임감을 먹고 사나 [★잠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25 21:39
  • 글자크기조절
image
이의리.
타이거즈 에이스는 나이를 불문하고 책임감을 먹고 사나 보다. 노히트가 깨졌어도, 100구를 돌파해 지친 상황에도 이의리(20)는 끝까지 이닝을 책임지길 바랐다. 팀 선배 '대투수' 양현종(34)에 버금가는 책임감이었다.

이의리는 25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6이닝 1피안타 5사사구(4볼넷, 1몸에 맞는 볼)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8승(8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15에서 3.96으로 다시 3점대로 내렸다.


KIA는 이의리의 6이닝 퀄리티 스타트 피칭과 소크라테스의 공·수 맹활약에 힘입어 55승 1무 54패로 4위 키움을 추격했다. LG는 연승을 이어나가지 못하며 65승 1무 42패를 기록했다.

총 투구 수 115개(직구 78개, 슬라이더 22개, 커브 14개, 체인지업 1개)에 달하는 역투였다. 최고 시속 151㎞, 평균 144㎞의 빠른 공을 주 무기로 LG 타선과 정면 승부를 펼쳤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이의리가 한 경기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적은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날 경기로 벌써 9번째 100구 이상의 투구를 해냈다. 115개는 지난 6월 3일 수원 KT전 118구 이후 두 번째로 많은 투구 수다.

팀 타율 1위(0.275), OPS 1위(0.764)의 LG 타선은 시작부터 끈질기게 괴롭혔다. 홍창기가 몸에 맞는 볼로 걸어 나간 1회말 김현수가 5구 만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도움도 있었다. 채은성이 친 10구째 공은 중앙 담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고 소크라테스가 뛰어 올라 낚아챘다. 오지환이 볼넷으로 다시 출루해 2사 만루가 만들어졌고 로벨 가르시아가 스트라이크 낫 아웃되며 겨우 이닝이 끝났다. 1회에만 33개의 공을 소비한 이의리였다.


image
소크라테스 브리토(왼쪽)과 이의리.


이의리는 2회 선두 타자 이재원에게도 볼넷을 내줬으나, 공 7개로 문보경을 중견수 뜬 공, 허도환을 3루수 파울플라이, 홍창기를 중견수 뜬 공 처리했다. 그렇게 이의리는 차근차근 한 타자 한 타자를 상대해 나갔다. 그 사이 4회초 1사 3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땅볼로 선취점이 나왔고, 이의리는 2회 첫 볼넷 후 5회 2아웃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범타 행진이 끝났으나, 박해민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잡아냈다.

계속되던 노히트 행진은 6회말 1사에서 터진 채은성의 중전 안타 때 깨졌다. 이때 투구 수는 이미 105구. 당연하게도 서재응 KIA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의중을 물었지만, 이의리는 내려오지 않았다. 오지환이 3루수 땅볼로 출루했고 가르시아의 타석에서는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루를 한참 벗어나는 한승택의 송구에 당황할 법도 했으나, 이의리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오지환의 도루 이후 첫 공은 시속 149㎞(네이버 문자중계 기준)의 직구였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살짝 걸치는 꽉 찬 직구에 가르시아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6구째도 151㎞의 직구. 그 공에도 타자는 걷어내기 급급했다. 가르시아는 마지막 7구째 151㎞의 직구에도 타이밍을 제때 맞추지 못했고 결국 포수 뒤편으로 향하는 파울 타구로 뜬 공 처리했다. 115구 역투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KIA는 이의리가 6회까지 지켜낸 1점을 사수하기 위해 불펜 6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7회에는 김재열(⅓이닝)-김정빈(⅓이닝)-윤중현(0이닝)-이준영(⅔이닝) 등 1이닝에만 총 4명을 투입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8회 2사부터는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정해영은 9회말 문성주와 유강남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2루 위기에 놓였으나, 좌익수 소크라테스의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에 이은 2루 송구로 경기를 끝냈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