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내내 감독 얼굴 못 마주쳤던 21세 마무리 "너무 간절했다" [★잠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25 22:41
  • 글자크기조절
image
KIA 정해영(왼쪽에서 3번째)이 25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너무 간절했다."

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21)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지난 이틀을 돌아봤다.


정해영은 25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⅓이닝 동안 삼진과 볼넷 없이 3안타만을 내주는 무실점 피칭으로 KIA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KIA는 55승 1무 54패를 기록하며 같은 날 패한 6위 롯데와 격차를 5경기로 벌렸다.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세이브였다. KIA가 1-0으로 앞선 8회말 2사에 박준표를 대신해 올라온 정해영은 오지환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KIA 내야진이 왼쪽으로 치우친 수비 시프트를 걸고 있음에도 유격수 박찬호의 글러브를 스치는 안타였다. 그러나 로벨 가르시아를 유격수 뜬 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9회말에도 올라온 정해영은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자신의 오른쪽 옆을 스쳐 지나간 타구를 잡는 데 실패했다. 문보경이 번트를 실패해 한숨을 돌리나 싶었으나, 유강남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홍창기는 곧바로 정해영의 초구 직구(시속 146km)를 공략해 좌중간 깊숙이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여기서 9회말을 앞두고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이동한 소크라테스의 수비가 빛났다. 소크라테스는 다이빙 캐치로 홍창기의 타구를 잡아냈고, 2루로 송구해 3루까지 오버런을 했던 2루 주자 문성주를 아웃시켰다. 경기를 끝내는 환상적인 플레이였다.

경기 후 정해영은 "타구를 보는데 정말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맞자마자 또 끝내기구나 싶었는데 소크라테스가 잡아줘 놀랍고 너무 고마웠다"고 밝혔다.

image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왼쪽)이 25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정해영을 다독이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막아주지 않았다면 하루 전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전날(24일) 정해영은 고척 키움전에서 KIA가 10-9로 앞선 9회말 올라와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전병우에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맞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뒤 13일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나온 최악의 결과였다.

정해영은 "(승리가) 정말 간절했다. 어제 경기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서재응 코치님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코치님은 '맞더라도 직구로 맞는 것이 낫다. 너의 장점이 직구고 어떤 상황에서든 네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져야 조금이라도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조언해주셨다"고 힘들었던 전날 밤 상황을 전했다.

죄송한 마음에 김종국 KIA 감독의 얼굴도 하루 내내 못 본 21세의 어린 마무리였다.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그런 정해영의 마음을 이해하듯 "(정)해영이가 정말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의 말을 남겼었다.

"감독님을 오늘 마운드에서 처음 마주쳤다(9회말 1사 1, 2루 상황)"고 말한 정해영은 "감독님께서 나를 많이 신뢰해주고 계시는구나를 느끼면서도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경기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마무리 투수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우선 결과만 생각하려 한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다음 경기부터는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려 한다"고 굳은 각오를 보였다.

image
김종국 KIA 감독(왼쪽)이 25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정해영(오른쪽)을 다독이고 있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