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49㎞ 무시무시한 평균구속→인생투 나왔다' 우승팀에 이런 5선발이...

수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9.02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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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이 1일 수원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9회초 KT 클로저 김재윤이 동점을 허용하며 자신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그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KT 팬들은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그의 찬란한 인생투였다.

KT 위즈의 '5선발' 엄상백이 자신의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신기록과 함께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속구 평균 구속이 무려 149.2㎞(스탯티즈 기준)에 달할 정도로 구위가 무시무시했다.


1일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펼쳐진 LG-KT전. KT 선발은 '5선발' 엄상백. LG 선발은 올 시즌 다승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1선발' 케이시 켈리였다. 이름값에서는 켈리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그러나 엄상백은 완벽한 역투를 펼치며 대반란을 일으켰다. 1회 홍창기, 박해민, 김현수를 모두 삼진 처리한 뒤 2회에도 삼진 1개를 추가했다.

소위 긁히는 날이었다. 무엇보다 좌타자 기준, 가운데 쪽에서 바깥쪽으로 낮게 흐르며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일품이었다. 완벽한 제구력으로 LG의 강타자들을 계속해서 잠재웠다.


4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채은성에게 좌중간 3루타를 허용한 것. 그러나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 문보경을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재차 위기를 극복했다. 결국 7회까지 10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을 무려 13개나 뽑아냈다. 자신의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KT는 7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이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어 8회말까지 1-0 리드를 잘 지키며 엄상백의 승리 역시 눈앞에 있는 듯했다. 그러나 클로저 김재윤이 1이닝 3피안타 3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며 엄상백의 승리도 날아가고 말았다. 더그아웃에서 밝은 표정으로 있던 엄상백은 아쉬움이 담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올 시즌 KT는 데스파이네와 벤자민의 외국인 원투 펀치를 비롯해 고영표와 소형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제몫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엄상백은 5선발로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엄상백은 선발로 17경기, 불펜으로 11경기에 각각 출전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3.24를 마크하고 있다. 만약 그가 불펜이 아닌, 올 시즌 내내 선발로 뛰었다면 어땠을까. 10승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은 KT는 이날 패배로 키움에 3위 자리를 내줬다. 64승2무50패로 키움과 1경기 차. 앞으로 KT는 28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다음 경기서 엄상백이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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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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