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도 똑같은 프로 아닌가" 150㎞ 예비역 '즉전감'으로 믿었다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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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훈이 23일 창원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많은 기대를 모으며 입단했지만 별 활약 없이 군 입대를 선택한 김기훈(22·KIA 타이거즈). 그가 1년 반 만에 돌아와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김기훈은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지던 3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지난 2020년 10월 27일 이후 첫 1군 투구였다.


지난 21일 군 복무를 마친 후 불과 이틀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지만 김기훈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올라오자마자 닉 마티니를 공 3개로 삼진 처리한 그는 다음 타자 노진혁에게도 시속 149km의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비록 다음 이닝 들어 1사 1, 2루에서 박민우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며 한 점을 내줬지만, 김기훈은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고 이닝을 마감했다. 5회 한승혁으로 교체될 때까지 그는 1⅔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은 150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역시 시속 137km를 찍었다.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했고, 연습한 게 나올 수 있도록 집중했다"고 밝힌 김기훈이지만 사실 긴장감을 숨기긴 어려웠다. 그의 상무 야구단 동기인 최성영(NC)은 "많은 관중을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처음에는 긴장했다고 하더라"며 김기훈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김종국 KIA 감독이 이날 게임 전 "김기훈을 요긴하게 쓰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복귀전부터 어려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김기훈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KIA 서재응 투수코치는 스타뉴스에 "복귀를 했다고 해서 (김)기훈이가 고등학교 야구를 하다 온 건 아니다"며 "똑같이 프로 생활을 했던 거 아니냐"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군대긴 하지만 상무에서 퓨처스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못 넣는다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즉시전력감'으로 믿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김기훈은 2019년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일품이었다. 그러나 입대 전 1군 131⅓이닝 동안 96개의 볼넷을 내주며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상무 첫해였던 2021시즌에도 52이닝 38볼넷으로 똑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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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시절의 김기훈./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그런데 올 시즌에는 달라진 성적을 거뒀다. 올해 16경기에 등판한 그는 6승 2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보다 많은 85⅓이닝을 던지면서도 볼넷은 오히려 7개 줄어든 31개를 내줬다.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김기훈은 "폼을 많이 바꿨다"며 "그 폼을 유지하려고 계속 노력했다"고 밝혔다. 상무의 박희수 투수코치와 함께 의논해 간결하게 투구폼을 교정한 게 주효했다. 김기훈은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져서 밸런스가 많이 잡혔다"고 말했다.

서재응 코치는 더 자세한 설명을 남겼다. 그는 "좀 더 힘을 실을 수 있는 투구폼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테이크백(투구 전 힘을 모으는 동작)에서 팔을 빼는 동작이 커졌고, 팔꿈치에서 탑 포지션으로 올라오는 게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서 코치는 또한 "군대 가기 전에는 키킹 동작에서 스트라이드를 할 때 상체가 많이 앞으로 쏠렸는데 그 부분을 많이 고쳤다"며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첫 등판의 인상적인 활약 덕분에 김기훈의 쓰임새는 올라가게 될 걸로 보인다. 서 코치는 "단정지을 순 없지만 최대한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 혹은 따라갈 수 있는 경기에 많은 활용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김 감독 역시 "조금 더 중요한 순간에 낼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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