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두산' 신화 3년 만에... 이젠 상상 못한 순위가 옆에 있다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0.03 07:22 / 조회 : 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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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더그아웃.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3년 전, 2019년 10월 1일. 두산 베어스는 구단 역사에 남을 짜릿한 순간을 맛봤다. 한때 9경기 차로 뒤지고 있던 1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2위로 내리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경기 자체도 흥미진진했다. 당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맞붙은 두산은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난조를 보여 조기강판됐고, 2-2로 맞서던 8회초에만 투수진이 3점을 내주며 2-5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산은 8회말 2사 2, 3루에서 허경민이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2점을 따라갔고, 대타 김인태의 우중간 3루타가 터지면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9회말 대타 국해성의 2루타로 만든 찬스에서 박세혁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면서 결국 두산은 6-5 역전승을 거뒀다.

극적으로 결승 직행 티켓을 차지한 두산은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에서 4승 무패를 기록,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전년도 14.5경기 차를 뒤집혀 SK에 업셋 우승을 헌납한 악몽을 뒤집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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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 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그리고 3년 뒤인 2022년 10월 1일. 두산의 현실은 참혹했다. 이날 열린 대구 삼성전에서 두산은 1-3으로 뒤지던 8회초 호세 페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9회말 마무리 김강률이 흔들렸고, 강민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하며 3-4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를 지면서 두산은 시즌 80패에 단 1패만을 남겨놓게 됐다. 또한 5강 트래직넘버가 소멸된 데 이어 7위 자리까지도 올라설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두산이 8위 이하의 성적이 확정된 것은 꼴찌 시즌이었던 지난 1996년 이후 26년 만이었다.

시즌 전만 해도 두산의 이러한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비록 중심타자 박건우가 팀을 떠났지만 지난해 정규시즌 4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랐던 전력 대부분을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어깨 문제로 인해 1군 단 3경기 등판 후 퇴출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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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미란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미란다를 대체하기 위해 준비도 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선발로 올라왔다 흔들리고 내려갔다. 투수진의 소모는 심각했고, 선발진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했던 이영하마저 학교폭력 논란으로 8월 이후 모습을 감췄다.

여기에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김재환과 양석환, 두 선수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타선은 힘을 잃었다. 그나마 두 선수 모두 9월 들어 반등하고는 있지만 두산은 2일 기준 팀 타율 7위(0.255), 홈런 8위(95홈런), OPS 9위(0.988)에 그쳤다.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는 악재가 닥쳤다. 팀 내 홈런 1위(23홈런)인 4번타자 김재환이 무릎 통증으로 인해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이다.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빠지면서 타선의 힘은 더 줄어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에서도 두산은 힘을 쓰지 못했다. 타선은 6회초 2사 만루 기회를 날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1득점에 그쳤고, 선발 최원준은 6이닝 3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선보이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1-3으로 패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두산은 지난 1990년 이후 32년 만에 80패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또한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하더라도 9위가 확정됐다. 2013년 제9구단(NC)이 1군에 진입한 후 두산은 6위 아래로는 단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다. 9위가 확정된 것은 창단 후 처음 있는 굴욕적인 일이다.

3년 전 이맘때,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이제 그때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 출발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두산 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2022년의 가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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