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지민의 '액터스 하우스' 행사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한지민이 참석해 팬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한지민은 "'욘더' 팀과 행사하러 다니면서 팬들과 대면했는데 단독으로 여러분 만날 생각하니까 객석이 빌까 봐 긴장이 됐다"며 "처음에는 제가 이영애 선배님과 함께한다고 전달이 잘못됐다. '대장금'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고, 제가 선배님도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하면 뜻깊은 시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혼자 한다고 해서 무서웠다"고 밝혔다.
이어 "두려움도 있었지만, 데뷔 이후에 한국에서 팬미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데뷔 19년 차인데 이런 시간이 소중하더라. 오랜만에 팬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귀한 시간일 것 같아서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데뷔 19년 차, 한지민은 배우의 길을 결심하는 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올인'이라는 드라마에서 송혜교 선배님의 아역을 맡았다. 사실 한 살 차이가 났는데 그때는 이미지 캐스팅을 하셨던 것 같다. 그 역할을 위해 많은 분이 오디션에 참석했는데 저는 연기도 모르고, 뭣도 모르고 했다"며 "이미지 캐스팅도 있지만, 욕심이 없다 보니까 긴장을 안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갑자기 미니시리즈 주인공이 됐다. 신하균 선배님과 함께한 '좋은 사람'이라는 작품인데 무지했고, 연습도 안 됐던 저에게 과분한 역할이 와서 선배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커서 그만하려고 했다. 민폐 끼치는 걸 싫어하는데, 그게 괴로웠다"고 말했다.
배우 한지민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진행된 '제8회 아시아 스타 어워즈'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0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그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화와 연이 이어지지 않고, 드라마를 더 많이 하게 됐다. '청연' 때문에 연기를 하게 됐기 때문에 늘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근데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가깝게 다가와서 처음에는 나 혼자만의 욕심을 채우고 싶었다면 점점 대중들이 피드백을 주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지민은 다양한 장르, 역할로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그는 "너무 감사하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 초반에 데뷔하고 나서는 아무 생각 없이 기회가 오면 했던 것 같고, 중간에 저만의 슬럼프도 있었고, 역할에 대한 한계도 많이 느끼면서 새로운 걸 찾는 과정도 있었고, 그렇게 매년 열심히 하다 보니까 19년이 흐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연기에 대한 성장을 빨리 느끼고 싶은 마음이 컸다. 20대 초반에는 '30대가 되면 더 많은 감정을 경험하고 더 잘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다양하게 하고 싶었다. 저에게 굉장히 가혹한 편이었다가 30대 지나면서부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됐고, 좀 너그러워지게 됐다"고 했다.
배우 한지민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 무대에서 진행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욘더' 오픈토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0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배우 한지민의 '시작'을 결심하게 한 작품이 '청연'이었다면 '도전'을 결심하게 한 작품은 '미쓰백'이다. 그는 "새벽에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회사에 전화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며 "근데 개봉이 어려웠고, 개봉이 결정된 후에도 무서웠다. 제가 욕먹을 일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욕을 먹더라도 다시 돌아가기도 했을 거다. 욕먹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밖에 없었는데 긍정적인 반응이 많더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떤 수상 소감에서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또 다른 새로운 역할에 도전을 망설이는 시기가 온다면 '미쓰백'이라는 작품으로 인해 주저하는 마음보다 용기가 더 생길 것 같다. 꿈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며 "'미쓰백'을 촬영하면서 성격도 바뀌었다. 거칠어지고, 난폭해지기도 한 것 같다. '미쓰백' 전까지는 마음으로 '도전'을 외쳤다면 이 작품으로 인해서 큰 산을 마주하더라도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