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선수층 형성도 윈나우' KIA는 착실히 강팀 향해 가고 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11.1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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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혁(왼쪽)과 주효상./사진=뉴스1, 키움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가 추구하는 팀 방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형 FA 영입으로 단기간 내 우승을 추구하는 것 같으면서도 데려오는 다른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미완의 대기가 많이 보인다.

지난 시즌 KIA는 창단 후 첫 정규시즌 9위에 머문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대표이사, 단장, 감독까지 모두 교체했다. 새로운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나성범(33)과 양현종(34)을 각각 6년 150억 원, 4년 103억 원에 데려오는 등 구단 고위층은 대형 FA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 외 팀 구상은 모두 장정석(49) 단장의 몫이었다. 가장 먼저 지난해 12월 좌익수 강화를 위해 무적(無籍) 신분이던 외야수 고종욱(33)을 영입했다. 시즌 중에는 과감한 트레이드 행보로 주목받았다. 우완 투수 김도현(22·한화 2019년 2차 4R)을 데려오기 위해 베테랑 우완 이민우(29·KIA 2015년 1차지명)와 이진영(25·KIA 2016년 2차 6R)을 한화 이글스로 보냈다.

하이라이트는 2022년 겨울 FA를 맞이하는 박동원(32)을 키움 히어로즈에 내야수 김태진(27), 현금 10억 원, 2023 신인선수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데려온 것이었다. KBO리그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메이저리그에선 보기 흔한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전력감을 데려오는 트레이드였다. 포수 김민식을 SSG 랜더스에 주고 좌완 불펜 김정빈(28)과 거포 우타 유망주 임석진(25)을 맞바꾼 것은 자연스러운 교통정리였다.

박동원을 제외하면 데려온 선수 모두 잠재력은 높지만, 대형 선수가 되기 위한 발동 조건이 까다로운 유망주들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들은 KIA가 5위로 올라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고종욱만이 62경기에 나와 타율 0.283, 2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2로 보탬이 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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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KIA 감독(가운데)이 지난 1일 시작된 제주도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단 미팅을 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그렇게 장정석 단장 체제에서 첫 시즌을 마친 후 KIA는 또다시 과감한 행보로 스토브리그에 불을 지폈다. 지난 10일 투수 한승혁(29), 장지수(22)를 내주고 한화로부터 변우혁(22)을 데려온 데 이어 11일에는 키움에 2024 신인선수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포수 주효상(25)을 품었다. 변우혁과 주효상 역시 각각 거포 코너 내야수와 주전 포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잠재력은 갖고 있지만, 수년간 성과를 내지 못한 미완의 대기들이었다.

여기에 확실한 영입 효과를 보여줬던 박동원을 잡지 못하면서 KIA는 지난해 겨울처럼 또다시 전력 보강이란 과제를 안게 됐다. 과정은 더 험난하다. 9위 전력을 5위로 끌어올린 것보다 포스트시즌 진출권 팀을 우승권으로 올려놓는 것이 더 어렵다. 확실한 것은 지난해처럼 검증된 FA 선수 영입이지만, 상황은 더 좋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3년부터 3년간 샐러리캡 상한액을 114억 2638만 원으로 정했고, KIA의 2022년 40인 연봉 총액은 115억 6339만 원이었다. 여기서 박동원의 올해 연봉 3억 1000만 원을 뺀다 해도 상한액과 차이가 2억도 채 되지 않는다. 장정석 단장도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금액적으로 크게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인정할 정도. 물론 1차 한도를 넘겨서라도 꼭 필요한 선수는 영입하는 의지도 함께 내보였다.

육성에 온전히 기댈 것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은 트레이드다. 그런데 이렇다 할 빅네임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로선 '뎁스 강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KIA의 현재 행보가 윈나우인가'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꺼운 선수층을 형성하는 것도 윈나우의 한 방법으로 봤다.

장 단장은 "뎁스 강화가 윈나우라는 말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동안 한 영입도) 위험 부담을 크게 안고 가면서 영입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윈나우를 위해서는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뎁스라고 봤다. 어떤 선수가 빠져도 티가 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우리의 뎁스가 조금 약하다는 판단이다"라고 냉정하게 선수단을 돌아봤다.

그 때문에 시즌 중에도 꾸준히 다른 팀과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왔다. 이번에 영입된 변우혁도 계속해서 시도한 결과였다. 장 단장은 "다양한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수들을 적절한 카드와 맞춰졌을 때 과감하게 트레이드해서 모으는 중이다. 김종국(49) 감독님도 지속적인 강팀을 목표로 하고 있고 좀 더 꾸준한 성적 위해서는 선수층이 좀 더 두꺼워져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아직 KIA 내부에서는 우승권에 근접한 강팀이 되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KIA에는 기회를 주고 키워볼 법한 좋은 선수들이 많다. 김도영(19), 윤영철(18) 등 대형 신인뿐 아니라, 황대인(26)조차 풀타임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프런트는 최대한 긁어볼 만한 유망주를 모으고 코치들은 육성하며 감독은 기회를 준다. 베테랑들은 중심을 잡고 어린 선수들은 그 그늘에서 착실히 성장한다. KIA는 그렇게 강팀으로 가는 길을 밟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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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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