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앞에서 '절망'에 빠졌던 독일, 4년 뒤엔 일본 GK에 좌절 [월드컵 현장]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1.2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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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전 당시 조현우의 선방 이후 절망하고 있는 독일 선수들. /AFPBBNews=뉴스1
한국 축구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완파했던 이른바 '카잔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단연 조현우(울산현대·당시 대구FC)의 '선방쇼'였다.

당시 조현우는 시종일관 이어진 독일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당시 독일은 무려 28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조현우는 단 1개의 슈팅도 실점으로 허용하지 않았다. 조현우가 무실점으로 버틴 덕분에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 그리고 월드컵 역사에 남을 역사를 썼다.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당시 결승골을 넣은 김영권이나 쐐기골의 주인공 손흥민 대신 조현우에게 최고 평점을 줬다. 한국이 독일을 꺾을 수 있었던 대이변의 원동력은 조현우의 선방쇼였다는 의미다.

그로부터 4년 후. 당시 한국에 져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던 독일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도전했다. 4년 전 한국에 당했던 아쉬움을 일본을 상대로 대신 털어내고 16강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였다.

실제 독일은 전반전 내내 일본을 압도하면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경기력은 다소 삐걱거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다. 전반전 슈팅수는 13-1, 볼 점유율은 무려 72%였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흐름이었다. 이 과정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까지 넣었다. 추가골만 터지면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을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 '추가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득점이 VAR에 의해 취소되거나 골대에 맞는 불운도 있었지만, 4년 전 조현우의 벽을 뚫지 못했듯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시미즈 에스펄스)를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전반전 자신의 파울로 페널티킥 선제 실점을 허용했던 곤다는 후반전 내내 독일의 슈팅을 쳐냈다.

백미는 후반 중반이었다. 요나스 호프만과 세르쥬 나브리의 연이은 슈팅을 막아냈다. 무려 4연속 선방이었다. 호프만의 슈팅이나 나브리의 중거리 슈팅, 헤더 등을 모두 쳐냈다. 문전 구석에서 찬 나브리 슈팅마저 발로 쳐내면서 나브리, 그리고 독일 대표팀에 그야말로 좌절을 안겼다.

곤다가 '선방쇼'로 1골 차를 유지한 가운데 일본 공격진이 힘을 냈다.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아사노 다쿠마(보훔)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궁지에 몰린 독일의 막판 파상공세 역시도 곤다의 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일본의 2-1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공식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곤다는 "생각지 못한 페널티킥을 허용했지만, 1골 차를 유지한 덕분에 역전할 수 있었다"며 "팀원들이 열심히 뛰어주면서 수비를 해준 덕분이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공교롭게도 곤다는 이번 경기가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4년 전 조현우 역시도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독일에 절망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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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독일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 슈팅을 선방해내고 있는 일본 곤다 슈이치 골키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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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독일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 슈팅을 선방해내고 있는 일본 곤다 슈이치 골키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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