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신청 후 12일' 한화 연락만 기다렸다, 오선진 "돌아와 기쁩니다" [인터뷰]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1.29 19:25 / 조회 : 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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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진이 한화와 FA 계약 체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화 이글스


1년 반 전 트레이드되면서 눈물을 펑펑 쏟았던 오선진(33)이 FA 계약으로 독수리 둥지로 돌아왔다. 친정팀으로 돌아오고픈 마음이 컸다. 그래서 끝까지 한화 연락을 기다렸다.

한화는 29일 "FA 내야수 오선진과 1+1년 최대 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세부 계약 조건은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1억원, 인센티브 2500만원 등이다. 기본 계약기간 1년에 선수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1년 계약이 연장된다.

이로써 오선진은 1년 반 만에 친정 한화로 복귀했다. 지난해 6월25일 내야수 이성곤(30)과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를 떠나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고, 한화로 금의환향했다.

오선진은 성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2차 4라운드 전체 26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해부터 백업 내야수로 뛰며 1군 경험을 쌓았고, 2012시즌엔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2017년에는 2루에서 정근우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웠고, 2019년에는 하주석의 무릎 부상에 따른 시즌 아웃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부임한 후 입지가 좁아진 그는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다. 오선진에겐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가 됐다. 올해 100경기를 뛰며 타율 0.276 3홈런 24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오선진은 계약 발표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다시 한화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무엇보다 친정팀이지 않나. 마음이 더 편해졌다. 이렇게 FA로 다시 올 줄 알았다면 트레이드 됐을 때 펑펑 울지 말걸 그랬다. 그때는 '아, 이제 한화랑은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었다"고 웃어보였다.

2021시즌이 끝나고 처음 FA 자격을 얻은 오선진은 FA 재수를 택했다. 조금 더 나은 성적을 거둔 뒤 올해 신청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거 같다. 시즌 전 목표가 '좋은 성적 거둬서 FA 신청을 하자'였다. 다행히 이렇게 신청할 수 있었다. 내가 몸값이 높지는 않은 선수인데도 정말 고민이 많이 되더라. 적지 않은 마음 고생도 했다"고 되돌아봤다.

지난 16일 FA 승인 선수 발표 후 12일이 흘렀다. 오선진은 원소속팀 삼성과 협상을 하면서도 쉽사리 계약하지 않았다. 한화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마침내 지난 28일 기다리던 한화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선진은 "한화 사정을 봤을 때 연락이 올 거 같았다. 사실 삼성과도 협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한화 연락을 한 번 기다려보고 싶었다. 친정팀이지 않나. 그러던 중 어제(28일) 연락이 왔고, 하루 고민 후 오늘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결혼과 출전 기회다. 오선진은 오는 18일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예비 신부가 청주 사람이다. 결혼식도 곧 치르는데, 여러 모로 대전이 편할 것 같았다. 대전에 집이 있는데, 이사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며 "결혼한 뒤 미래를 생각해보니, 한화에서 뛰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아무래도 출전 기회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한화로 돌아온 배경을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보냈던 시간도 소중하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가을야구도 경험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상습 절도범을 잡아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삼성에서 1년 반 동안 있었는데, 잊지 못할 것 같다. 처음으로 가을야구도 경험했고, 도둑을 잡았던 것도 모두 생각난다. 표창장으르 받으면서 다시 한 번 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웃음). 삼성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놀라웠다"고 되돌아봤다.

한화는 지난 23일 투수 이태양(32)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오선진과 마찬가지로 트레이트로 갔다가 FA로 돌아온 케이스다. 이태양은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 된 후 우승을 하고 한화로 컴백했다.

오선진은 "(이)태양이와도 연락했다. 똑같은 상황으로 오게 돼 기쁘다. 트레이드로 떠났다가 FA로 컴백하는 상황이 흔한 것이 아니지 않나. 태양이와도 의기투합했다. 잘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다시 한화로 돌아온 오선진은 어느덧 고참이 돼 있었다. 그는 "팀에 와보니까 야수 중에 내가 제일 나이가 많더라. (최)재훈이와 후배들을 잘 이끌어보겠다. 더 책임감이 생긴다. 손혁 단장님도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하셨다.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무엇보다 당장 내년 시즌에는 하주석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지난 2020년 하주석이 개막 5경기만에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바 있다. 그 당시 오선진이 하주석을 대신해 유격수로 뛰었다.

오선진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하)주석이가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우게 됐다. 과거에 유격수로 뛴 적이 있는만큼 다시 한 번 잘해보겠다. 내 역할을 잘 알고 있다. 한 몸 힘을 보태 내년 시즌 한화가 한 단계, 두 단계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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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시절의 오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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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절의 오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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