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ㅣ NCT 127이 실물 CD 없이 앨범을 낸 이유는?②

K-POP 빅4 경영에 ESG 가치 핵심적인 화두로 떠올라

윤지훈 아이즈 칼럼니스트 / 입력 : 2022.11.30 21:54 / 조회 :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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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JYP ESG 리포트 2021’ 소개 영상 캡처
그룹 트와이스, 2PM, ITZY(있지), 스트레이키즈 등 케이팝 스타들을 보유한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8월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로는 처음으로 ESG 경영 보고서인 'ESG 리포트 2021'을 냈다. 친환경·사회적 책임 경영·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기업 캠페인) 이행"과 "이사회 여성이사 비율 25% 및 사외이사 비율 50% 상향", "공정거래와 상생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공정협력 가이드 제정"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팬덤도 나섰다

또 다른 대형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도 EGS 경영 보고서를 내고 JYP엔터테인먼트와 엇비슷한 활동상을 기록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환경, 사회, 고객가치 분야에서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9개의 핵심 영역을 선정해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YG엔터테인먼트도 "아티스트 참여형 활동 추진, 환경 보호 소재를 활용한 굿즈 출시" 등 구체적인 활동 및 목표를 내세우며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음악과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포함한 모든 경영활동"에서 "효과적인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하며 케이팝 등 케이(K) 컬처의 상징이자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기획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ESG 가치가 엔터테인먼트업계에도 핵심적인 화두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케이팝 글로벌 팬덤을 중심으로 친환경 활동에 이들 주역들이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기후행동을 위해 만든 플랫폼인 케이팝포플래닛이 이를 대표한다.

케이팝포플래닛 회원들은 이달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행동'에 나섰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얼굴이 새겨진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며 "보라해"를 외쳤다. 동시에 '지구가 RM보다 핫해선(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기온이 올라 뜨거워져서는) 안 된다' '죽은 지구에 BTS는 없다'는 구호로 COP27에 참가한 세계 각국 정상들이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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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뉴스영상
○생산자와 소비자의 더욱 넓은 소통으로

케이팝포플래닛 등 글로벌 케이팝 팬덤은 음반기획사 및 제작사를 향해서도 앨범과 굿즈 등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해 달라 요청하고 있다. 또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멜론, 지니뮤직, 벅스 등에는 탄소 배출을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사용 전력량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라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왔다. 플라스틱 CD와 포토카드 등이 담기지 않은 음반 제작 및 발매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엔터테인먼트사들도 ESG 경영활동으로 응답하고 있다. SM·YG·JYP 등 케이팝 엔터테인먼트사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모든 음원을 100% 재생에너지로 만들고, 사용 전력량을 100% 태양광에너지로 대체"(JYP)했고, "2021년 8월 그룹 블랙핑크의 데뷔 5주년 기념 특별 제작 MD 가운데 소파, 토트백, 만년플래너 커버, 등을 재활용이 가능한 무독성 소재를 적극 활용해 제작"(YG)했다. 이어 "2025년까지 환경경영시스템을 확립해 온실가스 감축, 자원절약 및 폐기물 감축을 실행하고, 생태계 보호 활동을 강화"(SM)할 계획이다.

케이팝포플래닛으로 상징되는 글로벌 케이팝 팬덤의 활동은 케이팝 아티스트와 기획사 등 문화 생산자들의 공급과 팬덤의 소비라는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의미 없음을 선언하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문화를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며 쌍방의 성장과 발전을 꾀하려는 노력이 더욱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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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127,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더욱 구체적이고 발빠르게 나아가자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또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의 ESG 가치를 높여가려는 노력과 행보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일간지 한겨레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SM·YG·하이브 등이 최근 4년 동안 실물 플라스틱 음반을 낸 뒤 그 처리를 위해 부과받은 세금이 3억4000여만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생산·소각·재활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주는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상품을 내세워 수백억원대 영업이익을 얻고 있는 이들 기획사들의 사회적 책임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NCT 127과 하이브의 방탄소년단 멤버인 제이홉 등이 실물 CD 없이 QR코드 등으로 음원과 사진 등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음반을 내 주목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획사와 음반제작사들이 실물 음반 제작·발매 과정에 이 같은 형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팬미팅 참여를 위해 실물 플라스틱 음반을 일정 규모로 사야 한다거나, 포토카드 수집을 위해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음반을 사도록 유도하는 제작·발매 방식은 당장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도 실물 CD가 없는 일명 '플랫폼 앨범'과 친환경 소재 앨범 판매량을 산정·집계하는 '클린 차트'를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케이팝을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안팎에서 친환경 등 ESG 경영활동 관련 가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식, 이에 대한 케이 컬처 생산주체들의 화답이 소통의 길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크게 환영할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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