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가 월드컵 중계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이유

상업적 이익 창출과 자사 브랜드 가치향상의 기회

윤지훈 아이즈 칼럼니스트 / 입력 : 2022.11.30 22:01 / 조회 :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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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열창하고 있는 BTS 정국, 사진출처=뉴스 영상 캡처
'우리가 이루려는 꿈이 보여/그래서 우린 해낼 수 있어/…/난 그 꿈과 열정을 응원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이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무대에서 내놓은 메시지이다. 정국은 21일 밤(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막을 연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식에서 이번 대회 공식 주제가인 '드리머스(Dreamers)'를 열창하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카타르 출신 중동의 톱가수 파하드 알 쿠바이시와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한 그는 케이팝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의 주제가를 불렀다.

○세계적 팝스타들까지 노리는 무대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스포츠 단일종목 대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를 주관하는 FIFA(국제축구연맹)에 따르면 직전 대회인 2018 러시아월드컵의 경우 경기를 시청한 사람은 전 세계 35억7200만명이었다. 최근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에 달했다는 점에 비춰 인구의 절반 가까운 이들이 월드컵에 시선을 보낸 셈이다. 특히 TV로 시청한 사람은 33억명에 달했다. 그만큼 월드컵 개막 공연에도 관심이 쏠리며, 정국의 이날 카타르월드컵 개막 공연은 그가 속한 그룹 BTS의 세계적 명성과 위상을 재확인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정국은 최근 미국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와 입을 맞춘 '레프트 앤드 라이트(Left and Right)'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Hot) 100'에 17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BTS의 멤버가 아닌 솔로가수로서도 세계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과시했다. 정국이 이날 부른 '드리머스'가 다양한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면서 이후 적지 않은 글로벌 성과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팝스타 리키 마틴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주제가 '컵 오브 라이프(Cup Of Life)'를 불러 '핫 100' 45위에 올려 놓았다. 샤키라도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와카와카(Waka Waka)'를 선보인 뒤 같은 차트 38위까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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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안정환, 박지성 /사진제공=KBS,MBC,SBS
○지상파 3사, 전력 다하는 중계방송

이처럼 월드컵은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로서 축구뿐 아니라 전 세계 대중문화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각 지상파 방송사들이 월드컵 중계방송에 역량을 쏟아붓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월드컵에 쏠리는 관심에 기댄 각 방송사의 자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이자 투자이다.

이번 카타르월드컵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카타르월드컵의 각 경기 중계방송은 물론 다양한 관련 특집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특히 모두 27명의 중계진을 구성했다. KBS·MBC·SBS는 각각 스타급 아나운서와 국가대표 출신 전현직 축구 스타들을 메인 중계진으로 하는 경기 중계방송에 나서고 있다. KBS는 이광용 아나운서가 캐스터를,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초창기 멤버이자 프로축구 K리그의 제주 유나이티드 FC 소속 구자철이 메인 해설을 맡는다. MBC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와 2002 한일월드컵 스타 안정환을, SBS는 배성재와 잉글랜드 첫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을 각각 메인 중계진으로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최첨단 IT 기술력을 통해 화려하고 선명한 화면을 구성하는 데에도 투자하고 있다. AI(인공지능)을 통한 승부 예측(KBS), 메타버스 플랫폼(MBC), 멀티 오디오 스트리밍(SBS) 등을 이번 월드컵 중계방송에서 활용하고 있다.

○월드컵 중계방송의 경제학

지상파 방송사들이 월드컵 중계방송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광고를 중심으로 한 상업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로 여기기 때문이다. 웬만한 인기 드라마를 넘어서는 시청률 수치에 기대 광고 등 수익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이번 카타르월드컵 개막전인 22일 새벽 카타르와 에콰도르 전의 지상파 방송 3사 중계방송 시청률 합은 7.6%(닐슨코리아)였다. 21일 심야시간을 지나 22일 새벽 1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낮지 않은 수치이다. 그에 따라오는 광고 수익을 무시하지 못할 만한 규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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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공사)가 최근 내놓은 올해 11월 광고경기전망지수(KAI·Korea Advertising Index)도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한다. 이에 따르면 11월 KAI는 100.7로, 10월의 99.3은 물론 각 광고주가 실제 지출 광고비를 집계한 동향지수 106.3보다도 높다. KAI는 "매달 국내 560여개 광고주에게 다음달 광고 지출 증감 여부를 물어 응답값을 지수화한 자료"이다. 공사는 "해당 업종 광고주 중 광고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 응답한 사업체가 많을수록 100을 넘고, 반대면 100 미만이 된다"고 설명한다.

공사는 각 광고주가 "11월 광고비를 확대하는 이유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시즌 대비 신규 광고 캠페인 집행'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종별로는 치킨, 맥주 등 '음식 및 숙박, 운수서비스(116.7)', '주류 및 담배(107.7)' 업종에서 광고비 집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월드컵 각 경기 중계방송을 시청하며 '치맥'을 즐기는 시청자 취향을 보여주는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전망과 기대가 실제 현실화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우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 등 경제 침체 속에 물가가 치솟으면서 시청자의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이번 카타르월드컵 중계권료도 무려 1억 달러를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각 방송사가 자사 분담 규모(400억원 이상)를 상쇄할 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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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서 주제가를 부른 BTS 정국이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스 캡처
변수가 있다면,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다. 조별 예선리그를 거쳐 16강 이상 진출한다면 국내 시청자 관심도 그만큼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한국팀 성적이 저조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경우 각 방송사가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차에 따른 새벽이라는 중계방송 시간대 등 환경이 영향을 미친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선전이 방송가 월드컵 '특수'를 가져다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이유를 방증하기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대표팀은 24일 밤 10시 H조 첫 경기에 나서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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