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으로 가득 채워진 유선호의 스물한 살 [★FULL인터뷰]

이덕행 기자 / 입력 : 2022.12.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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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2 배우 유선호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제 스물한 살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tvN 토일드라마 '슈룹' (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하우픽쳐스) 종영을 기념해 스타뉴스와 만난 배우 유선호는 아직 작품을 마친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유선호는 "재미있는 촬영이었지만 사실 중간에 몸이나 마음이 지칠 때가 있었다. 특히 촬영을 장거리로 다니다 보니 몸이 지칠 때가 많았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나아질지 모르겠더라"라고 촬영을 돌아봤다.

이어 "무작정 쉬어보기도 하고 운동을 하루 종일 하거나 잠을 하루 종일 자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들과 호흡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아지고 좋아졌다. 그래서 체력 관리에 힘을 많이 썼다"고 슬럼프를 이겨낸 방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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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2 배우 유선호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비밀 많은 계성대군, 상처주지 않기 위해 노력"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담은 드라마다.

유선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재미있었고,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재미있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슈룹'과의 첫인상을 밝혔다.

유선호는 극 중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대군 중 4남 계성대군 역할을 맡았다. 조용한 성격의 계성대군은 마치 딸처럼 엄마에게 살갑게 대하는 아들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다.

유선호는 "제가 연기를 할 때 외적인 접근도 많이 하지만 최대한 캐릭터를 느껴보려고 한다. 그래서 계성이를 느낄 수 있게 연구를 많이 했다. 책도 많이 읽고 영화, 다큐멘터리, 유튜브 콘텐츠 등 이곳저곳에서 계성이를 느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계성대군은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궁궐 내 낡은 전각에서 숨겨둔 화장품으로 화장을 하고 여성의 옷차림을 하고 있는 모습을 엄마 화령에게 들키는 장면은 극 초반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자아냈다.

화령은 이를 알고도 "어떤 모습을 하든 너는 내 자식이다"라고 계성대군을 위로했고, 최종회에서 계성대군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궁을 떠났다.

유선호는 "궁 안에서 이러한 저의 정체성을 들키면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무조건 숨기려고 했다"며 "엄마(김혜수)가 알게 된 이후에도 대놓고 할 수는 없지만 제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한 명 생겨서 그나마 마음이 편하고 고민을 엄마와 나누면서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슈룹'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극에서도 많이 다뤄지는 소재들이 등장해 공감대를 높였다. 화령의 엄청난 교육열을 비롯해 계성대군의 성정체성, 3남 무안대군의 혼전임신 등은 현 사회에도 대두되는 이슈들이다. 때문에 유선호는 계성대군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실제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유선호는 "계성이를 연기하고 그 전에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마다 저만의 조그마한 목표가 있다. 그 캐릭터를 몰입해서 보는 분께 상처는 주지 말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엄마와 형들, 궁을 떠나 개성이의 삶을 살게 되는데 엄마나 형제들 입장에서는 다르겠지만 개성이 입장에서는 최고의 마지막인 것 같다. 진짜 자신이 원하던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라며 결말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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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2 배우 유선호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슈룹' 인기 체감? "식당가면 서비스 많이 주더라"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한 '슈룹'은 마지막회 16.9%(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선호는 "사실 실감을 잘 못했다. 주변에서 잘 된다고 할 때까지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잘 됐다고 하니 갑자기 실감이 난다. 아, 식당 이모님들이 서비스를 많이 주시긴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슈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단연 화령 역을 맡은 김혜수다. 유선호를 비롯해 배인혁, 문상민, 윤상현, 박하준 등의 엄마 역할을 맡은 김혜수는 촬영장 밖에서도 엄마 같은 모습으로 젊은 배우들을 품어줬다.

앞서 많은 인터뷰·콘텐츠를 통해 김혜수의 다정다감한 모습이 공개됐고 유선호 역시 여기에 미담을 한 스푼 얹었다.

유선호는 "정말 최고였다. 김혜수 선배님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웠다. 같이 호흡을 나누는 장면이 많았는데 어딘가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분명히 무언가가 느껴졌는데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연기도 너무 잘하시는 선배님이시고 외적으로 챙겨주시는 것도 많았다.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있는데 정말 한 분 한 분 챙겨주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형제로 만난 대군들과도 친해졌다. 유선호는 "1년 정도 촬영을 하면서 너무 친해졌다. 그중 저랑 (윤)상현이가 장난이 많은 스타일이다. (박)하준이도 장난을 많이 쳤다"고 '찐형제' 같은 우정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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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2 배우 유선호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1박2일' 고정 "긴 호흡의 예능은 처음이지만.."





'슈룹'을 마친 유선호는 이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바로 KBS 2TV 예능 '1박 2일' 고정 멤버로 발탁된 것이다.

이미 '1박 2일' 첫 촬영을 마친 유선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처음부터 마음을 열기 어려운데 처음보는 저에게 모두가 다가와주셨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저를 반겨주는 게 느껴져서 신나게 촬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긴 호흡의 예능은 처음이라 아직은 제 역할에 대해 모르겠다. 하다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일단은 재미있게 열심히 하고 저의 모습을 숨김없이 꾸밈없이 보여줘야 하는 기회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황에 맞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올해 운전 면허를 땄다는 유선호는 "내년에는 더 파이팅 해서 더 큰 목표를 이뤄야겠다. 사실 계획을 멀리보고 세우는 타입은 아니다. 여행을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 원없이 다닐 것 같다"며 "특히 '1박 2일'을 촬영하면서 좋은 장소가 생기면 가족들과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선호는 "2022년의 시작과 끝이 '슈룹'이었다. 올해는 '슈룹'으로 남을 것 같다. '슈룹'은 제 자랑으로 남을 것 같다. 어디가서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다른 작품이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슈룹'은 유달리 애정이 많이가는 것 같다. 준비했을 때부터 마음이 아팠을 때도 많았고 너무 애틋하다"고 '슈룹'이 가지는 의미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선호는 "'슈룹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 너무 즐거운 한 해였다. '슈룹'을 1년 동안 찍었는데 저의 스물한 살을 많이 사랑해 주시고 지켜봐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시청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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