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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2022년은 'IP 열풍'이었다.
올 한해 콘텐츠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IP 열풍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자체 최고 시청률 19.4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 글로벌에서도 넷플릭스 톱10 비영어권TV 드라마 부문 4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인기를 과시 중이다. 이 같은 인기에는 원작 IP의 스토리에서 한발 더 나아간 드라마화 특유의 각색이 한몫했다. 주인공의 회귀 전 그를 사망케 한 범인을 추리하게 하고, 원 가족의 원한을 풀려는 주인공의 감정선도 추가되는 등 드라마만의 관전 포인트가 더해진 것. 여기에 송중기, 이성민 등 말이 필요없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 더해져 웰메이드 콘텐츠로서 회가 거듭될수록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렇듯 올해는 원작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콘텐츠 기획·제작 단계에서 번뜩이는 크리에이티브로 매력과 몰입감을 더해 새로운 슈퍼 IP로 탄생시킨 드라마들이 관심을 받았다.특히 인기 원작을 단순히 영상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IP 활용 전략으로 사랑받은 작품들이 줄지어 탄생했다. 인기 웹툰과 웹소설 IP에 드라마만의 연출, 편집, 각색을 더해 주목받은 글로벌 히트작부터 기존 해외 드라마를 'K콘텐츠화'해 새로운 세계관으로 확장한 사례, 드라마에서 원작과는 또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를 부여하며 시즌제에 성공한 시리즈까지. 콘텐츠업계의 IP 활용법이 다각화되며 뉴 패러다임이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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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 인기 웹툰, 웹소설을 잡아라! 드라마가 된 슈퍼 IP, 글로벌에서 날았다
올 초 전세계에 K로코 특유의 달달한 매력을 전파한 '사내맞선'은 원작의 재미를 드라마로 촘촘하면서도 유쾌하게 구현한 대표 사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동명의 웹소설, 웹툰이 원작으로, 기획을 맡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제작 자회사인 크로스픽쳐스와 함께 원작 특유의 매력을 영상에서 200% 살렸다. 특히 박선호 감독은 답답하지 않은 빠른 전개, 만화적 상상력을 더한 CG 등 세심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또 한설희, 홍보희 작가는 원작 속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영상화하기 위해 과하지 않으면서도 위트 있는 극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안효섭, 김세정 등 배우들의 통통 튀는 캐릭터 연기까지 더해져,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님에도 연속 13주간 넷플릭스 비영어 TV 부문 톱 10에 올랐다.
드라마로 인해 '사내맞선' IP에 관심을 가지게 된 글로벌 팬들은 역으로 원작 웹툰과 웹소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흥행 후 원작 웹툰이 카카오웹툰 태국과 대만에서 3월 기준 거래액과 조회 수 모두 1위를 기록했으며, 대만에서는 열람자 수 또한 1위에 올랐다. 또 카카오페이지 인도네시아와 카카오엔터 인도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에서는 거래액, 조회수, 열람자 수 모두 1위를 기록했고 크로스코믹스에서는 드라마 방영 전주 대비 방영 마지막 주 웹툰 매출이 약 20배 상승했다. '사내맞선'을 통해 슈퍼IP의 가치를 입증한 카카오엔터는 이후 원천 IP를 오디오 드라마, 채팅 형태 소설, 스토리텔링형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연초 전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지금 우리 학교' 역시 웹툰을 드라마로 적절히 구현한 사례. 좀비가 창궐한 학교 풍경과 교내의 다양한 지형지물을 활용한 액션 신 등으로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 공개 첫 주에 1억 2479만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톱 10 영어/비영어 TV 시리즈를 통틀어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이 작품은 2009년 연재됐던 웹툰이 10년여가 지난 2022년 드라마로 공개된 독특한 사례인데, 그간 '킹덤' 등 여타 K좀비 드라마가 이미 글로벌 OTT를 통해 소개돼 장르물 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K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만큼 공개 시기가 잘 맞아떨어져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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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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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
◆ 해외드라마 리메이크도 이어져… 'K콘텐츠화'로 세계관 확장
해외 드라마의 한국판 리메이크, 일명 'K콘텐츠화'를 통해 원작 IP와 또 다른 세계관을 제시하며 재미를 선사한 사례도 있다. 12월 9일 파트2가 공개되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글로벌 흥행한 스페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 BH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지음이 공동제작했으며, 한국 버전으로 각색하며 배경을 통일을 앞두고 있는 2026년 대한민국으로 옮겼다. 조폐국에서 화폐를 훔치려는 강도단에 맞대응하기 위해 남북한대응팀이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원작 대비 빨라진 속도감 등이 차별점이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은 공개 후 3일 만에 3374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하는등 준수한 성적을 냈다. 여기에 파트2에서는 원작에 없었던 캐릭터 '서울'이 새롭게 강도단의 히든카드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원작과는 또 다른 스토리와 한층 확장된 세계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는 동명의 프랑스 드라마가 원작으로, 원작은 현지에서 시즌4까지 방영됐고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인기 시리즈인데다 국제에미상 코미디 부문 작품상도 수상했던 작품. 바람픽쳐스와 스튜디오드래곤이 공동 제작한 리메이크 드라마는 원작 특유의 재미를 살리되 한국 연예계의 특성까지 녹였다. 원작에서도 다양한 프랑스 국민 배우들이 스타 역할로 출연했는데, 리메이크작에서도 조여정, 진선규, 이희준, 김수미, 서효림, 수현, 김아중, 김지훈, 손준호, 김소현, 김주령, 다니엘 헤니, 박호산, 오나라, 김수로, 김호영, 이순재 등 쟁쟁한 다양한 스타들이 실명으로 출연하는 것. 여기에 실제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인 김수미와 서효림이 드라마에서도 고부 관계로 캐스팅되는 과정이 그려지는 등 '알고 봐서 더 재밌는' 드라마로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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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
◆ 원작 IP에서 드라마로, 그리고 시즌2로… 다양한 IP 확장 사례 이어질 전망
원작 기반 드라마에 또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로 살을 붙여 IP를 확장한 사례도 있다. '사내맞선',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에서 다양한 IP 활용법을 보여줬던 카카오엔터는 웹툰 원작 드라마 '며느라기'시리즈에서 참신한 시즌제 방식을 제시했다. 시즌1에서 수신지 작가 원작의 웹툰 스토리를 따라가며, 평범한 며느리가시월드에 입성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시월드격공일기'를 그렸다면, 시즌2에서는 드라마에서 한발 더 나아간 오리지널 스토리로 K임산부 성장일기를 담아낸 것. 원작 웹툰과 드라마 시즌1을 감상한 후 주인공 부부의 미래를 궁금해하던 팬들은 시즌2를 통해 또 한번 며느라기 속 시월드와 요즘 부부들의 고민에 '격공'할 수 있었다.
올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지금 우리 학교는' 역시 웹툰 기반의 시즌1이 흥행한 후 시즌2제작에 돌입해 원작에서 더 나아간 드라마만의 스토리를 선보일 예정. 또 디즈니플러스에서는 강풀 작가의 웹툰 '무빙'을 드라마화해 선보일 계획이다. 콘텐츠업계에서 IP 전략이 다각화되고 있는 만큼, 슈퍼 IP를 영상화하여 선보이고 기존 인기 콘텐츠를 또 다른 시각에서 리메이크하고 오리지널 스토리를 기획해 시리즈화하는 시도 역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