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도 '벤버지'였던 벤투... "인간적으로도 많은 걸 배웠다"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2.10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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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분명 잘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 공격수 송민규(23·전북현대)는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의 축구에 대해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벤투 감독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엿볼 수 있는 한마디이기도 했다.


그런데 벤투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믿음은 비단 송민규뿐 아니라, 지난 4년간 모든 선수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결과나 경기력이 좋지 않아 외부의 비판이 있을 때도, 선수들은 하나같이 벤투 감독의 축구에 대해 깊은 신임을 보냈다.

선수들이 놀랄 정도로 체계적이었던 훈련은 선수들이 코치진을 굳게 믿을 수밖에 없는 배경 중 하나였다. '맏형' 김태환(33·울산현대)은 "굉장히 디테일하고 체계적인 분이다. 파트별로 운동하거나 몸을 푸는 방법, 경기 준비하는 방법 등 선수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 그 방법이 옳다는 생각이 들도록 코치진이 많은 노력을 한다"고 설명했다.

접하기 어려웠던 체계적인 훈련, 그리고 4년 넘게 뚝심 있게 같은 방향으로 준비한 전술은 자연스레 벤투호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월드컵 예선이나 평가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긴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12년 만에 한국 축구 역대 세 번째 16강이라는 역사로 이어졌다. 결과뿐 아니라 강팀들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는 '우리 축구'를 보여주면서 팬들에게는 더욱 진한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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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다만 벤투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믿음은 비단 훈련이나 전술 등에 그친 건 아니었다. 경기 외적으로도 선수들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던 벤투 감독의 모습은, 최근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칭호가 선수들에게도 다르지 않을 정도다.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은 브라질과 16강전을 마친 뒤 "내게는 정말 감사한 분이다. 외부적으로 나에 대해 말이 많았는데, 계속 날 믿어주셨다. 덕분에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그는 최근 코치진과 일일이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벤투 감독과 코치진에게 모든 걸 감사드린다. 영원히 내 마음속에 기억될 것"이라고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큰' 정우영(33·알사드)은 아예 SNS를 통해 벤투 감독과 코치진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언제나 한결같이 솔직하며 어려울 때도 우릴 믿어줬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했으며 무엇보다 늘 선수들이 최우선이었던 당신의 모습에 축구 이전에 인간적으로도 너무 많은 것을 배운 4년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들의 가슴속에 대한민국이 오래오래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말 감사했다"며 벤투 감독을 비롯해 세르지우 코스타 등 코치진의 이름을 직접 덧붙였다. 지난 4년 간, 적어도 선수들에게 벤투 감독과 코치진이 어떤 존재였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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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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