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형이 11일 팬 페스티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김택형은 11일 인천광역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22 Champions Fan Festival'에 참석해 4000명의 SSG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팬 사인회를 위해 입장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2인 1조로 함께 팬 사인회에 나선 최민준(23)이 "이런 행사는 처음"이라고 하자 "(최)민준아, 처음이야? 난 해봤는데"라며 장난도 서슴지 않았다.
시종일관 유쾌하던 그가 한숨을 내쉰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팬 사인회 직후 만난 김택형은 "정말 아쉽다. 이제 막 코로나19가 풀려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군대에 가게 됐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1년만 더 뛰고 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다녀와도 20대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입대(2023년 1월 16일)까지 그동안 바빠서 못 뵀던 분들을 찾아가 인사도 드리고 즐기다 가려고 한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 1일 국군체육부대(상무)가 발표한 최종합격자 명단에는 김택형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복무 기간(18개월) 동안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도 웃을 수 있었던 것은 만족할 만한 시즌을 보낸 뒤여서 가능했다. 올해 김택형은 개인 커리어 최다 경기(64)와 이닝(60⅓)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했다. 특히 정규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16, 피OPS 0.560을 마크하면서 저승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키움과 한국시리즈에서도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두 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2018년 포스트시즌 6경기(3⅔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우승에 공헌한 데 이어 이번에도 가을야구의 주역이 됐다.
김택형(오른쪽)과 최민준이 11일 인천광역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22 Champions Fan Festival'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
상무에서는 선발 투수에 도전할 생각이다. 김택형은 "상무에 가서 말씀드려야 하지만, 선발을 해보고 싶다. 또 변화구를 좀더 완성하고 돌아오려 한다. 구종을 더 추가한다기보단 포크볼을 더 강화하고 싶다. 슬라이더는 이제 어느 정도 되는데 포크볼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많이 던지면서 감을 찾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SSG의 2023시즌 주요 과제 중 하나는 김택형이 떠난 좌완 불펜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다. 고효준(39), 임준섭(33), 김태훈(32), 정성곤(26), 한두솔(25) 등 좌완을 최대한 모았지만, 갈 길이 멀다.
김택형은 위 선수들을 차례로 언급하면서 "내가 없어도 나를 대신할 선수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김)태훈이 형이 기대된다. 따로 이야기한 건 없는데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면서 "(든든한 동료들이 있어) 안심하고 떠난다기보단 경쟁할 상대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다. 갔다 오면 내 자리가 없을 수 있다. 나도 다녀오면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그렇게 동기부여도 되고 서로 잘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꼭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김택형은 "다들 부상 없이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노)경은 선배랑 (고)효준 선배가 '너 올 때까지는 지키고 있을 테니 잘 갔다 오라'고 하신 것이 생각난다. 그래서 나도 '저 돌아올 때까지 꼭 계셔야 해요'라고 말씀드렸다"면서 "팬분들이 많이 아쉬워하시는데 내가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니 좋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건강히 잘 다녀와 또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웃으며 떠났다.
김택형./사진=SSG 랜더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