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혁을 '치얼업' [★FULL인터뷰]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2.12.16 09:38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유유컴퍼니
잘 해내겠단 욕심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 배우 배인혁은 작품과 연기에 욕심이 났단다. 그러다 보니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그의 분주했던 발걸음은 헛되지 않았다. 다채롭게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며 결실을 보았다. 배인혁을 '치얼업'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인혁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지난 12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극본 차해원, 연출 한태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치얼업'은 찬란한 역사를 뒤로하고 망해가는 대학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뜨겁고 서늘한 캠퍼스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다.


배인혁은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결방 이슈'부터 언급했다. 시청자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에서 비롯한 답이었다. '치얼업'은 유독 방송 기간 동안 결방이 잦았다. 지난 10월 31일과 11월 1일에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면서 방송이 취소됐다. 이어 11월 7일에는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경기 중계로, 같은 달 28일에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한국 경기 중계 여파로 시청자와 만나지 못했다.

이러한 결방에 배인혁은 "보는 시청자들이 흐름이 끊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끝까지 시청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잦은 결방에도 시청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다채로운 캐릭터의 등장이다. 배인혁은 "작품도 많이 좋아해 주셨지만, 캐릭터마다 다 좋아해 주셨다. 그거에 대해서도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image
/사진=유유컴퍼니
배인혁이 연기한 박정우 캐릭터도 그만의 매력을 지녔다. 박정우는 극 중 연희대 응원단 테이아의 단장으로 등장했다. 박정우는 언제나 원칙을 최우선으로 여겨 젊은 '꼰대'로 오해받을 때도 있지만, 내면에는 순수한 낭만과 곧은 심지를 지닌 인물이다.

개성 있는 성격으로 시청자들의 큰 응원을 받았지만, 배인혁은 캐릭터의 '개성'에 의문을 많이 가지기도 했다. 특히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감추는 점 등이 이해되지 않아 캐릭터 몰입에 어려웠다고.

"박정우는 작품 초, 중반에 감정 표현이 정말 없어요. 감정 컨트롤이 너무나 잘되는 친구고 어떤 트라우마들 때문에 기다리고, 참고, 묵히죠. 그런데 전 아무리 성숙하더라도 그 나이에 나올 수 있는 충동적 감성, 이성에 대한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또 그걸 참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박정우는 그 감정 컨트롤이 너무 잘되는 인물이라 (이해하기) 힘들었죠."

그런 박정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단 그의 서사와 성격을 이해하려고 했단다. 배인혁이 생각한 청춘 남성과 박정우간의 간극을 좁히는 법이었다. 배인혁은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했고, 내 의견도 많이 말했다"며 "특히 도해이(한지현 분)가 다른 남자와 있어 질투하는 장면에서는 감독님이 '박정우 같은 경우는 자신보다 도해이를 걱정하는 감정이 앞설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렇게 박정우에게 타당성이 생기게끔 설명해 주셨다"고 전했다.

image
/사진=유유컴퍼니
그런 박정우는 도해이와 사랑에 빠지며 변화를 맞았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선 귀엽고도 애교 많은 소년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배인혁이 보여 주고 싶었던 박정우의 새로운 매력이기도 하다.

배인혁은 "내가 잡았던 포인트다. 초, 중반에는 감정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밋밋한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도해이를 좋아하게 되는 터닝포인트가 나오면서 그의 성숙함과 감정이 무너지며 (솔직한 모습이)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다"며 "거기에서 나오는 말랑말랑하고 유연한 박정우의 모습이 반전 있고 재밌게 표현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image
/사진=SBS
박정우를 연기하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연기적인 것 외에도 체력적으로 이를 소화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박정우는 응원단 단장이기에 어떤 단원보다 안무에 능숙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이에 배인혁은 "2월부터 단체 연습을 시작했다. 나 같은 경우 단장 역할이라 춤에 대한 이해도, 에너지, 체력적인 부분에서 연습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작년 12월부터 별개로 1대1 레슨을 받았다. 체력과 몸에 대한 텐션도 익히려 했다"고 말했다.

혹독한 연습과 쉴 새 없는 촬영 일정은 체중 감량으로 이어졌다. 그는 "사실 정말 힘들었다. 우리가 촬영하면서 연습을 해야 하니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이 오후 8~9시에 끝나고, 그 다음날 오전 7시 촬영이 있으면 새벽에 일어나야 했다. 촬영이 끝나면 대학로로 가서 또 안무 레슨을 받아야 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힘들어했다. 피로도가 쌓이다 보니 다치는 친구도 있었다"고 했다.

또한 배인혁은 "야외에서 춤추는 신도 많고 옷도 너무 두꺼웠다. 옷을 세 겹 이상 입고서 하다 보니 춤 한 번 추다 보면 속옷까지 다 젖었다"며 "전작인 '왜 오수재인가'를 하면서 8kg 정도를 찌웠었다. 그런데 이번에 10kg 정도가 빠졌다"고 밝혔다.

image
/사진=SBS
고된 연습을 함께한 동료들과는 더욱 돈독해졌다. 배인혁은 "우리 같은 경우는 응원단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 연습이 의무였다. 또 그 연습이 쉽지 않았다. 땀을 흘리고 체력적으로 힘드니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케미가 좋아야 하는 장면들도 표현이 잘 된 듯싶다"고 전했다.

힘든 시간에도 밝음을 잃지 않은 한지현에겐 존경을 표했다. 배인혁은 "한지현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사실 나와 엄청나게 반대되는 성격"이라며 "힘들고 잠도 못 자고 할 텐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즐기더라. 그게 정말 보기 좋았다. 그렇게 밝은 에너지를 주니 배우 배인혁도, 극 중 박정우도 그에 맞춰가며 점점 말랑해진 거 같다"고 밝혔다.

image
/사진=tvN
'치얼업'에서 또래 배우들의 에너지를 느꼈다면,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에서는 선배들의 내공을 느꼈다.

'슈룹'은 우산을 뜻하는 옛말로,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인혁은 건강 이상으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세자로 특별 출연했다. 세자의 죽음은 극 초반 중전 화령(김혜수 분)이 궁의 비밀을 파헤치는 계기가 된다. '슈룹'의 본격적인 서사를 세자 역의 배인혁이 이끈 셈이다.

배인혁은 분량이 짧았지만 큰 역할에 부담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세자라는 캐릭터로 인해 화령 캐릭터가 움직이는 게 크다 보니 부담감이 심했다. 또 세자가 가지고 있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는 감독과 선배의 따스한 조언으로 이겨냈다. 그는 "김혜수 선배,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부담감을 줄여나갔다"며 "촬영할 때 'OK' 사인이 나서도 감독께 '나 잘한 거 맞죠'라고 항상 물어봤다. 그럼 감독님이 당연하게 '잘했다. 그러니 아무 말 안 하는 거다'라고 하시더라. 그게 큰 힘이 되고 응원이 됐다"고 말했다.

image
/사진=tvN
'대선배' 김혜수와 만난 소감도 전했다. "김혜수 선배와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는 그는 "내가 어릴 때 배우란 직업을 꿈꿨을 때부터 바라보던 분을 직접 만나 뵙게 되고, 또 대사를 주고받고 호흡했다. 그래서 촬영장 가는 게 긴장되면서도 정말 설렜다"고 밝혔다.

이어 "떨림과 긴장감에 갇히지 않게끔 김혜수 선배가 편한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하셨다. 내가 긴장하거나 굳어서 뭔가를 못 하게 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 주셨다. 뭔가를 할 수 있게 계속 도와주셨다. 그게 감사하고 도움이 됐다"고 했다.

유쾌한 촬영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누워 있는 신이 정말 많았다"며 "누워 있는 것도 힘들다는 걸 느꼈다. (당시 드라마 촬영 일정이 많아) 잠이 부족하다 보니 누워 있는데 선배들 대사가 자장가로 들리더라. 혼자 졸다가 깬 적도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image
/사진=유유컴퍼니
올해 배인혁은 누구보다 분주하게 달려왔다. 지난 6월 방송을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왜 오수재인가'(극본 김지은, 연출 박수진)부터 이번 '치얼업', '슈룹'에 출연해 활약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동감'에도 출연했다.

말 그대로 쉬지 않고 달려온 셈이다. 배인혁이 이처럼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원동력까진 아니고 내 욕심인 듯싶다. 욕심 하나 때문에 무식하게, 또 단순하게 몸으로 때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보니 힘들 거란 생각을 하지 않고 뭔가를 하려고 했다"며 "내 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자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거 같다"고 전했다.

올해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배인혁은 여전히 목이 마르다. 청춘물과 사극에 도전한 그는 남성미 가득한 연기, 또 액션이라는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기자 프로필
최혜진 | hj_6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연예국 2팀 최혜진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