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이 던진 밋밋한 변화구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12.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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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OTT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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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 사진=영화 포스터
'뻔하지 않은' 범죄물을 만들기 위해 직구가 아닌 변화구를 택했는데, 안타깝게도 제대로 통하지 못한 듯 보인다. 곳곳의 반전 장치에도 끝까지 긴장감을 끌고 가지 못하는 '젠틀맨'이다.

'젠틀맨'은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로,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누명을 쓴 흥신소 사장이 검사 행세를 하며 악당을 쫓게 되는 독특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검사들의 검사인 감찰부 김화진(최성은 분)이 검사 행세를 하는 지현수(주지훈 분)와 만나게 되고, 한 납치 사건을 조사하던 중 해당 사건이 자신을 물 먹인 로펌 재벌 권도훈(박성웅 분)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누명을 벗고 싶은 지현수, 권도훈을 잡고 싶은 김화진. 방법은 다르지만, 각자의 목표를 위해 손을 잡는다. 파헤칠수록 추악한 범죄의 민낯이 실체를 드러내고, 이들은 무소불위의 나쁜 '권력'을 응징하기 위한 공조를 시작한다.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되짚으며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전개가 이어질수록 다소 허술하고,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특히 인물이 행동하는 이유가 불명확하거나 깊게 와닿지 않으니 몰입도가 떨어진다. 이유가 명확하게 등장한 이후에도 물음표가 완벽하게 해소되지는 않는다.


흔한 '권선징악' 결말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자꾸만 방지턱에 걸린 듯 덜컹거린다. 뻔한 범죄물을 벗어나기 위해 여러 번의 반전 장치로, 변화구를 던진다. 이에 혹시나 하는 한 방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결과적으로는 '김빠진 콜라'처럼 맥이 빠지는 '젠틀맨'이다.

캐릭터는 평면적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제 몫을 다한다. 반짝이는 네온사인, 유흥가 뒷골목을 걷는 주지훈은 감독의 상상을 그대로 구현하고, 능글맞으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박성웅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압도적인 아우라를 선보이며 존재만으로도 극의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단 하나의 장면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은 박성웅이 가진 내공의 힘으로 보인다.

최성은은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순간순간 아쉬운 모습을 보이지만, 주지훈, 박성웅에게 밀리지 않는 담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괴물 신인' 수식어를 입증한다. 다만 배우들의 열연만으로 전개의 빈 곳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킬링타임 영화로 가볍게 즐기기에는 손색없지만, 그 이상의 범죄물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28일 극장 개봉.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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