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공격수 브리안 힐(22)이 마침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주전 공격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가까스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즌 첫 공격 포인트 등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적지 않은 이적료를 들이고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지난 설움도 비로소 털어내기 시작한 모습이다.
힐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 이적 후 EPL에서 공격 포인트를 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 해리 케인과 함께 공격진을 구축한 힐은 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케인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넸고, 케인이 이를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면서 어시스트를 쌓았다. 비단 이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앞서 케인의 선제골 장면이나 손흥민의 네 번째 골에서도 모두 기점 역할을 해냈다. 이날 팀의 4골 가운데 3골에 그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이다.
지난해 여름 많은 기대를 받으며 토트넘에 이적한 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큰 활약이었다. 실제 힐은 에릭 라멜라(31·세비야)에 2160만 파운드(약 329억원)를 더 얹어 토트넘이 영입한 신성이다. 당시 주전 경쟁을 펼치던 라멜라에 결코 적지 않은 현금까지 더한 과감한 투자였다.

그러나 토트넘 이적 후엔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 전반기엔 EPL 9경기, 그것도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EPL 출전시간은 9경기를 합쳐도 85분에 그쳤다. 결국 후반기에는 스페인 발렌시아로 임대돼 토트넘 이적 반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수모도 겪었다. '영입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였다.
이번 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양 측면 공격수로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 루카스 모우라에 히샬리송까지 더해져 그의 설자리는 더욱 줄었다. 팀 내 입지를 고려해 지난 이적시장을 통해 직접 이적까지 추진했지만, 대체 선수 영입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안토니오 콘테(이탈리아) 감독이 반대해 결국 팀에 잔류했다. 시즌은 8월에 개막했는데 10월에야 교체로 첫 경기에 나선 것도 사실상 '전력 외'에 가까웠다는 의미였다.
다만 앞선 공격진들의 연이은 부상이 힐에게 기회로 이어졌다. 히샬리송, 모우라에 이어 쿨루셉스키마저 전열에서 이탈했다. 결국 지난 1일 아스톤 빌라전에서 이번 시즌 처음 선발 기회를 받았고, 5일 팰리스전 역시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보란 듯이' 팰리스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결승골 포함 멀티골을 터뜨린 케인과 같거나 비슷한 평점을 매기며 이날 활약상에 박수를 보냈다. 한때 출전 기회를 찾아 팀을 떠나려 했던 유망주의 '대반전'이었다.
히샬리송이나 쿨루셉스키 등 주전급 선수들이 복귀하면 다시 백업으로 밀려 주전 경쟁을 펼치겠지만, 적어도 이들이 복귀하기 전까지 손흥민과 케인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토트넘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의 새로운 무기로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영국 이브닝스탠다드는 "힐은 지난 팰리스전에서 팀의 4골 중 무려 3골에 관여했다. 여전히 EPL 피지컬에 더 익숙해져야겠지만, 어린 윙어에게는 '돌파구'를 찾게 된 밤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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