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설전 벌인 박항서·신태용... 두 사령탑 '자존심' 걸었다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3.01.09 07:08
  • 글자크기조절
image
박항서(왼쪽)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사진=베트남축구협회·인도네시아축구협회
'동남아 월드컵' 결승 길목에서 마주한 박항서(64)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신태용(53) 인도네시아 감독이 또다시 '장외 신경전'을 펼쳤다. "인도네시아가 이제는 베트남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신 감독의 자신감에 박 감독은 "결과로 증명하라"고 맞섰다.

박항서 감독과 신태용 감독은 9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4강 2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두 번째 설전을 벌였다.


베트남넷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은 "이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 베트남과의 이번 맞대결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며 "베트남이 지난 1차전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인도네시아가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 축구에서 강팀이다. 과거 베트남은 태국과 함께 동남아 최고의 팀이었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부임한 뒤 인도네시아는 나날이 발전했고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 지금 인도네시아는 태국, 베트남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본다. 연장전이나 승부차기를 원하지 않고, 90분 정규시간 안에 경기를 끝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항서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이제는 베트남, 태국과 동등한 수준'이라는 신 감독의 언급을 전해 듣고는 "감독으로서 팀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물론 예전보다는 강해지긴 했지만, 내일 경기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일 우리가 지면 인정하겠지만, 우리가 이기면 더 이상 그런 말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맞섰다.


박 감독은 "이번 경기는 특히 의미가 크다. 내 계약이 끝나가는데, 만약 인도네시아에 지면 베트남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내가 이기면 결승전 2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전은 실점하지 않고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image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AFF컵 4강 1차전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두 사령탑의 장외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일 열린 4강 1차전 0-0 무승부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박 감독과 신 감독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서로를 넘어야 하는 탓에 사령탑으로서 설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시 박항서 감독은 "인도네시아는 좋은 팀이고, 신 감독 부임 이후 강해졌지만 여전히 베트남이 더 강하고, 맞대결에서도 더 많이 이겼다"고 말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실제 베트남이 더 강하다면 왜 이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는가. 우리도 예전의 인도네시아가 아니다. 원정 2차전을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맞섰다.

또 당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이 박항서 감독과 악수를 피한 듯한 모습도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인도네시아 기자의 관련 질문에 신 감독은 "나는 악수를 하려고 했지만, 박 감독님이 돌아서서 나도 멈췄을 뿐"이라며 웃어 넘기기도 했다.

전 대회까지 AFF 스즈키컵으로 불리던 이번 대회는 스폰서가 변경에 따라 대회명이 달라졌다. 앞서 베트남은 조별리그 B조를 1위로, 인도네시아는 A조 2위로 각각 4강에 올라 맞대결이 성사됐다. 1차전에서는 득점 없이 비겨 2차전 결과에 따라 결승 진출팀이 결정된다.

베트남은 박 감독 부임 당시였던 지난 2018년 이후 두 대회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인도네시아는 전 대회 결승에서 아쉽게 놓쳤던 사상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말레이시아-태국전 승리 팀과 결승에서 격돌한다. 앞서 김판곤(54)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태국과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022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4강 대진·일정





- 인도네시아(신태용) vs 베트남(박항서) : 1차전 0-0 무승부 / 2차전 : 1월 9일

- 말레이시아(김판곤) vs 태국 : 1차전 말레이시아 1-0 승리 / 2차전 : 1월 10일

image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AFF컵 4강 1차전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2022 AFF 미쓰비시 일렉트리컵 4강 대진·일정

- 인도네시아(신태용) vs 베트남(박항서) : 1차전 0-0 무승부 / 2차전 1월 9일

- 말레이시아(김판곤) vs 태국 : 1차전 7일 / 2차전 10일
기자 프로필
김명석 | clear@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