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연 빛난 '유령', 설경구→이하늬·박소담의 피 땀 눈물 [종합]

이해영 감독, 배우 서현우,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설경구가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2023.01.1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배경으로, 얽히고설킨 캐릭터들이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치열하게 나아간다. 관객들의 예상을 하나씩 깨부수며 뜨겁게. 피, 땀, 눈물 가득한 배우들의 앙상블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영화 '유령'이다.

11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해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리는 영화.

항일조직 스파이 '유령'을 잡아야 하는 '카이토'(박해수 분)와 무조건 살아남아 호텔을 탈출하고자 하는 네 명의 용의자들, 그리고 그 안에서 반드시 이 함정을 뚫고 나가 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유령'까지. '유령' 속 인물들의 상충하는 의지는 생사를 걸고 격돌하는 다이내믹한 액션으로 이어진다.

이해영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2023.01.1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날 이해영 감독은 "원작은 '유령이 누구인가'를 위해 플롯이 짜여있다. 유령의 정체가 드러나는 게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인데, 그건 저를 자극시키지 못했다. 흥미가 안 생겨서 놓으려고 했는데 어느 날 반대로 생각하면 재밌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유령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고, 그게 원작 소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작보고회 때 백지에 이하늬라는 점 하나 찍었더니 '유령'이 됐다고 했던 것도 박차경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박차경을 쫓아가면서 느꼈던 건 스파이 장르로 갈 때는 차가운 느낌이 들 것 같은데 지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구미가 당기려면 장르의 변주를 주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중, 후반부에 액션을 더 많이 넣었다. 원작 소설에서 멀리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른 이야기로 창조됐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경무국 소속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 역을 맡았다. 의심받는 용의자와 '유령'을 잡아 복귀하려는 야심이 엇갈리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해영 감독은 설경구의 연기에 감탄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엄청난 연기에 저도, 촬영 감독도 다 얼어붙었다. '이게 뭐지?'하는 마음으로 있다가 설경구 선배의 연기가 끝났다. 세상에서 딱 한 번 했던 연기인데 그 장면을 볼 때마다 전율이 인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이하늬와 액션신에 대해서는 "오히려 제가 힘들었다. 이하늬 배우가 팔다리가 길어서 힘에 부쳐 많이 버거웠던 것 같다. 저는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했는데 이하늬 씨가 대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해영 감독은 "액션신을 구상할 때 첫 번째로 원했던 건 성별의 대결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남녀가 싸우는 느낌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했다. 두 캐릭터의 각자의 입장과 감정이 있으니까 성별을 떼고 기세로 붙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하늬 배우가 설경구 선배님보다 액션 경험도 적고 여배우이기 때문에 부족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호텔방에서 싸우는 몸싸움 신을 찍는 순간 '설경구 선배님 괜찮으실까?'라고 생각했다. 이하늬 배우가 설경구 선배님을 역도산이라고 했는데, 이하늬 배우는 마동석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배우 설경구가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2023.01.1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이하늬가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2023.01.1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하늬는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는 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담당 '박차경'으로 분해, 새로운 연기 변신을 감행한다.

이하늬는 '박차경'에 대해 "제가 너무 애정하는 캐릭터다. 연기하는 내내 행복했고, 최근에는 웜톤에 가까운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오랜만에 쿨톤의 캐릭터를 만났다. 속에서는 뭔가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그걸 표현해서는 안 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재밌었다. '살아. 죽어야 할 때 그때 죽어'라는 대사가 있는데, '차경'은 삶을 위해서 사는 캐릭터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사는 캐릭터였던 것 같고 '그런 삶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소담과 호흡에 대해 "처음 만났는데 살아있는 기백이 너무 좋았다. 단단한 배우고,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평소에는 너무 살갑고, 그런 친구가 연기를 할 때는 돌변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러웠다"고 밝혔다.

박소담은 이하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 눈물을 보였다. 그는 "아직도 하늬 선배님 목소리를 들으면 위안이 된다. 제가 촬영을 하면서도 그랬지만 박소담과 이하늬라는 사람이 만났을 때 '차경'(이하늬 분)의 대사인 '살아'라는 말이 위안이 됐다. 그때 굉장히 필요했던 말이기도 했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촬영하는 내내 선배님한테 받았던 에너지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배우 박소담이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2023.01.1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박해수가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2023.01.1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서현우가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2023.01.1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박소담은 총독부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로 분하고, 박해수는 신임 총독의 경호대장 다카하라 카이토 역을 맡아 긴장감의 결을 장악했다. 박소담은 "내면에 집중했고, 어느 선을 넘지 않기 위해 감독님께도 많이 여쭤봤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하는 고민도 했는데 감독님이 믿어주신 만큼 잘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처음에 도전하기 어려웠고 무서운 캐릭터였는데 준비 과정에서는 폐 안 끼칠 정도로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했다. 작품 안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선수들께는 죄송하지만, 올림픽 준비하듯이 최선을 다했다. 일본어 선생님과 밤낮없이 연습을 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 경구 선배님, 배우들께서 큰 자신감을 주셔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과 암호 해독 담당 천은호 계장 역의 서현우는 "제가 작품에서 해야될 몫이 있다고 생각했고, 조율하는 작업이 난이도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이기적이고, 평범한 인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삶을 살아내기 바쁜 평범한 인물도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임했고, 극의 흐름에 방해는 안 되지만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 정도를 찾아내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해영 감독은 "스파이 장르로 이야기가 열리고, 영화 중간까지 그렇게 끌고가고 싶었다. 중, 후반부에는 온도가 뜨거워지고, 역동적인 느낌이 들게끔 작업했다. 전체적으로는 캐릭터 무비로 불리면 좋겠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빛이 나고, 배우들의 호연이 모든 이야기의 구심점이 돼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업했다. 배우들이 어려운 캐릭터를 잘 완성해줬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