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혜정 役' 송지우 "저도 '더 글로리' 보고 울었어요"[한복인터뷰]

김노을 기자 / 입력 : 2023.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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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우 설날 한복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더 글로리' 본 친구들이 한 대만 때려도 되냐고 하던데요."

파격적인 행보다. 두 눈 똑바로 뜬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의 얼굴을 하더니 조선시대에는 악랄한 악역으로 변신했다. '더 글로리'와 '금혼령'으로 종횡무진한 신예 송지우의 이야기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물이다.

파트 1의 주된 내용은 문동은(송혜교 분)의 복수 빌드업으로, 오랜 시간 분노와 증오로 극야의 시간을 버티고 자신에게 지옥을 선물했던 이들에게 완벽한 불행을 가져다주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하는 전개가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극 속 학폭 가해자 중 한 명인 최혜정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송지우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눈썹 위로 한껏 올라간 앞머리, 그 시절을 빼다 박은 교복 수선 스타일, 직접적으로 물리적 학대를 가하는 행동까지, 송지우는 완벽한 악역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MBC 금토드라마 '금혼령'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이조참판의 딸로 곱게만 자라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유아독존 예현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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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우 설날 한복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최근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을 잘 마무리한 소감이 듣고 싶어요. 드라마에 참여하게 된 과정도요.

▶ 감독님 정말 좋으세요. 화기애애한 현장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촬영했어요. 감독님이 저보고 '네가 현희 역에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셔서 오디션을 봤어요. 현희와는 달리 평소에 엄청 털털한 편이에요.(웃음)

- 예현희는 그야말로 유아독존이잖아요. 본래 성격과 정반대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 감독님께서 현희는 부모님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부모의 그 자식 같은 느낌이랄까요. 악역이긴 하지만 배우로서 역할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불쌍하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8년 동안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거니까요. 감독님도 '현희는 8년 간 갈고 닦은 칼이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 '금혼령'에 이어 '더 글로리'에서도 엄청난 악역을 맡았는데요. 주변 반응은 어땠어요?

▶ 욕 먹을까봐 걱정됐어요.(웃음) 여기서도 욕 먹고 저기서도 욕 먹었죠. 친구들이 한 대씩만 때려도 되냐고 하더라고요. 평소에 겁은 좀 없는 편이에요. 너무 센 악역이긴 하지만 거리낌 없이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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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우 설날 한복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더 글로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소회가 어떤가요?

▶ 사실 드라마가 굉장히 절절하잖아요. 제가 연기했지만 (문)동은이를 괴롭히는 학폭 가해자들이 너무 미워서 2화까지는 엄청 울면서 봤어요.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죠. 10년 전 친구도 연락이 오더라고요.(웃음) 부모님 친구분들도 '네 딸이 걔였어?'라고 하셨대요. 최근 엄마랑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호텔 체크인 줄을 기다리는 중 뒤에 있는 분들이 '스튜어디스 혜정이'라고 계속하시더라고요. 저를 알아보신 건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신기했어요.

- 울면서 볼 정도면 시청자로서도 엄청 몰입했던 모양이네요. 문동은 역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 정지소와도 많이 친해졌나요?

▶ 동은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정)지소가 감정선이 깊은 연기를 해서 최대한 한 번에 갈 수 있게 그 순간만큼은 저도 몰입해서 연기했어요. (정지소와는) 처음 만났는데 너무 귀엽더라고요. 볼 때마다 너무 귀여웠어요. 어린데도 배울 점이 많은 배우예요. 몰입하는 모습 보며 많이 배웠고, 늘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어요.(웃음)

- 신인이 글로벌 OTT를 통해 눈도장을 찍는 건 굉장히 좋은 기회죠.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욕심을 갖게 됐다거나 이 기회를 통해 한 계단 더 성장한 기분이 드나요?

▶ 이렇게 악한 인물을 연기한 것도 처음이었고, 잘 짜여진 극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어요. 성인 역할과 아역들 간 대사, 행동적으로 비슷한 포인트가 많아서 싱크로율도 높았고요. 감독님께서 '너희가 꼭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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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우 설날 한복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굵직한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던 지난 2022년은 어떤 한 해로 남을까요?

▶ 배우 송지우로서 조금이나마 '내가 있다' 정도는 알릴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굉장히 행복했어요. 인간적으로는 많은 작품을 하면서 다양한 분들에게 많이 배웠고요. 특히 '금혼령' 감독님이 현장에서 짜증 한 번 안 내시는 걸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더 글로리' 감독님에게서도 마찬가지이고요.

- 2023년은 데뷔 4년차에 접어들었네요. 데뷔 때와 비교해 현재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무엇인가요?

▶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엔 낯을 좀 가렸다면 이제는 오히려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하고 저를 편하게 생각할 수 있게끔 노력 중이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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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우 설날 한복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배우로서 지닌 지향점 혹은 신념이 있다면요?

▶ 윤여정 선생님처럼 오래도록 연기하고, '이 배우가 나오면 재미있겠다. 볼만하겠다'라고 생각하는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계묘년 2023년은 배우 송지우에게 어떤 한 해가 되기를 바라나요.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 송지우라는 배우를 좀 더 각인시키는 한 해가 되면 좋겠어요.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는 게 올해 목표이기도 해요. 전지현 선배님처럼 로코, 코미디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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