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조용하지 않다"... '이승엽호' 두산은 왜 주장을 바꿨나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1.24 18:41 / 조회 : 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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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왼쪽)이 지난 2016년 10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올린 뒤 김재환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올 시즌 이승엽(47) 신임 감독과 다시 출발하는 두산이 새로운 캡틴과 함께한다. 사령탑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 주장 선임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두산의 주장을 맡았던 주인공은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김재환(35)이었다.

김재환은 2008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뒤 계속 베어스 군단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2022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총액 115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며 사실사 영원히 두산맨으로 남게 됐다.

김재환은 지난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주장으로 선임돼 한 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다. 이미 2021시즌에도 주장을 찬 경험이 있었던 김재환은 캡틴의 역할을 잘 해냈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그랬던 김재환이 이제 주장 완장을 후배 허경민(33)에게 물려준다. '옆집 라이벌' LG가 염경엽 신임 감독을 선임했음에도 주장을 변화 없이 오지환으로 유지하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사령탑인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이 지난해 부진했다. 부담감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팀의 주포다. 김재환이 경기에서 안 좋아지면 팀 분위기가 확 떨어질 수도 있다. 주장까지 맡으면서 부담감이 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그 부담감을 내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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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재환은 지난 시즌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8(448타수 111안타) 23홈런 72타점 64득점 장타율 0.460, 출루율 0.340을 기록했다. 홈런도 2020 시즌(30개), 2021 시즌(27개)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무엇보다 타율이 2015 시즌(0.235) 이후 가장 저조했다.

팀에서 중심 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것도 중심 타자다. 결정적인 한 방이 팀에 연승을 안기기도 한다. 이 감독은 김재환과 같은 4번 타자 출신이다. 누구보다 중심 타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주장 교체 결정도 가능했다. 더욱이 이 감독은 허경민의 원만한 성격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허경민은 리더십과 함께 팀 퍼스트 정신까지 갖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허경민은 절대 조용한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다. 팀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선수"라면서 "선배와 후배 사이의 중간 입장에서 양쪽을 잘 챙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그동안 좋게 봤다. 또 이제 할 나이도 됐다"며 두터운 신임을 보냈다.

'주장' 허경민도 이 감독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 감독님과 면담을 했는데 주장에 대해 처음 말씀하셨다. 당시 2초간 정적이 흘렀다. 사실 올 게 왔다고 생각했다. 주장이라는 자리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선배님들이 해왔던 것을 봤다. 누구를 따라간다기보다는 제 방식대로 하는 게 그래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힘든 순간도 있을 텐데, 제 옆에는 든든한 형들이 있다. 도와주지 않을까 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허경민은 누구보다 성실한 훈련 태도와 늘 진심으로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보이며 많은 동료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허경민이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2023시즌 주장 역할을 잘 해낼지 두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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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왼쪽)과 양의지(가운데), 허경민이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의지의 두산 베어스 입단식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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