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챙기는건 역시 팬뿐' 기운 차린 배구여제, 정규 MVP 정조준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1.30 06:36 / 조회 :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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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사진=한국배구연맹
몸도 마음도 지친 배구여제를 챙기는 것은 역시 팬뿐이었다. 팬들 덕분에 기운을 차린 김연경(35·흥국생명)이 정규시즌 MVP를 정조준했다.

김연경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투표 총 32표 중 19표를 받아 생애 첫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다.

2008~2009시즌 후 14년 만의 V리그 올스타전 참가였다. 2009년 일본 진출 후 V리그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했던 김연경은 8만 2297표로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최고의 인기 선수로서 다시 한번 팬들 앞에 섰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후배들을 위해 스포트라이트를 사양했던 김연경이었지만, 막상 시작되자 끼를 주체할 수 없었다. 최다 득표 1위 소감으로 "투표 전부터 내가 1등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솔직한 입담을 과시해 올스타전을 찾은 6446명의 팬을 웃게 했다. 경기 중에는 후배 이다현(현대건설)의 세리머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가 하면, 팬에게 서브를 양보해 관중 참여를 유도하는 등 올스타전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당연하게도 여자부 MVP는 그의 몫이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MVP는 보통 승리 팀에서 나오니까 김희진이 될 거라 생각했었다. (김)희진이가 세리머니를 많이 했다"면서 " 동료들에게 '내가 MVP 맞냐'라고 물어봤는데 다들 충분히 받을 만하다고 했다"라고 민망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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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가운데)이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연이틀 이어진 행사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김연경이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같은 장소에서 이달 초까지만 해도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김연경은 새해 정초부터 '2위팀 감독의 경질'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2022년 마지막 경기였던 1위 현대건설전에서 승리해 선두 등극의 꿈에 부푼 상황에서 지난 2일 흥국생명은 방향성을 이유로 권순찬 감독을 경질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김연경-옐레나의 포메이션 문제를 거론하는 등 상대팀 감독들조차 납득하지 못하는 설명으로 혼란을 더했다. 결국 5일 GS칼텍스전 승리 직후 이영수 수석코치마저 자진 사퇴했고, 이에 김연경은 "선수가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나, 이런 팀이 또 있을까"라며 침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었다.

이후에도 새로이 선임한 김기중 전 수석코치가 감독직을 고사하고 코치진이 2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대경 감독대행이 팀을 이끄는 등 혼란은 계속됐다. 하지만 지친 김연경과 선수들을 일으킨 것은 팬들이었다. 팬들은 계속해서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행복배구를 응원했고 홈구장에서 열리는 첫 올스타전에 최다 득표로 김연경의 기를 살려줬다.

그 마음을 팬 사랑이 지극한 배구여제가 모를 리 없다. 김연경은 "사실 올스타전 시작 전에는 스스로 나이도 연차도 있어서 이제 뭐든 안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많은 팬분들이 투표해 1위로 만들어주셨고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준비를 안 할 수가 없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올스타전 MVP 수상 직후에는 정규시즌 MVP와 우승을 목표로 했다. 김연경은 "올스타전 MVP가 감사하긴 한데 쑥스러워서 그런 말을 했다. 성적이 좋아서 받을 수 있는 것을 받으면 더 좋을 것 같다"면서 "올스타전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니 앞으로 5~6라운드를 잘 마무리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4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흥국생명은 18승 6패(승점 54)로 1위 현대건설(20승 4패·승점 57)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5라운드 첫 경기 상대는 상승세의 KGC인삼공사다. 직전 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1-3으로 패해 승점 차를 지우는 데 실패한 흥국생명과 김연경으로서는 아쉬움을 갚아줄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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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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