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효과, 이 정도' 나폴리 공수 균형 마라도나 시절보다 낫다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입력 : 2023.02.02 13:50 / 조회 : 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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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김민재. /AFPBBNews=뉴스1
나폴리가 33년 만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정상 등극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나폴리는 지난 달 30일(한국시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펼쳐진 AS 로마와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17승 2무 1패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나폴리는 승점 53점을 기록하며 2위 인터 밀란(승점 40)과 승점 차를 13점으로 벌렸다.

2021~2022시즌 리그 3위를 차지했던 나폴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리에A 우승을 노려볼 만한 팀 중 하나로 분류되긴 했지만 이렇게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선두 질주를 할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올 시즌 나폴리 독주의 핵심 요인은 빅터 오시멘(25)과 김민재(27)다. 2020년 프랑스 릴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나이지리아 출신 공격수 오시멘은 2021~2022시즌 리그 14골을 성공시키며 나폴리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세리에A에서 가장 빠르고 운동 능력이 탁월한 골잡이로 평가되는 오시멘은 막 반환점을 지난 이번 시즌에 벌써 리그 15골을 넣으며 지난 시즌 기록을 넘어섰다.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시멘과 함께 나폴리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또다른 주인공은 조지아 출신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22)다. 그는 올 시즌 활화산같이 폭발하는 나폴리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며 7골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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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빅터 오시멘(오른쪽). /AFPBBNews=뉴스1
이들 두 선수가 팀 득점(48점) 중 50%에 육박하는 골을 넣은 나폴리는 세리에A 클럽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나폴리는 팀 득점 2위인 인터 밀란(40득점)에 8점 차로 앞서 있다.

나폴리는 공격에서만 뛰어난 팀이 아니다. 선두 질주의 또다른 비결은 안정된 수비다. 현재 나폴리는 팀 최소 실점 부문에서도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5점만 실점했다. 이 부문 2위는 16골을 내준 라치오다.

나폴리의 물샐 틈 없는 '짠물 수비'는 무엇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김민재의 역할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팀에서 센터백 역할을 맡고 있는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와 몸싸움, 공중 볼 처리와 수비진영에서의 빌드 업 부문에서 모두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김민재는 당초 전임자였던 칼리두 쿨리발리(32·첼시)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그는 이와 같은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내며 나폴리를 수비명가로 탈바꿈시켰다. 키 190㎝, 몸무게 88㎏의 대형 중앙수비수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특히 민첩성까지 갖춰 나폴리가 빠른 공격 전개를 하는 데 중심 선수가 됐다. 이런 이유로 김민재는 다른 유럽 클럽으로의 이적 루머가 계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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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선수들. /AFPBBNews=뉴스1
올 시즌 나폴리의 선두 행진은 팀이 마지막으로 세리에A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1989~1990시즌과 비교할 만하다. 그 시즌에 나폴리는 승점 2점 차이로 AC 밀란을 제치고 리그 정상에 올랐다. 당시 나폴리에는 두 명의 세계적인 공격수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마라도나(1960~2020)와 브라질 출신의 카레카(63)가 그 주인공이었다. 마라도나와 카레카는 1989~1990시즌에 각각 16골과 10골을 성공시키며 나폴리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 해 이탈리아 축구 최고의 클럽은 사실 AC 밀란이었다. 당시 AC 밀란은 마르코 반 바스텐(59), 뤼트 훌리트(61)가 공격을 이끌었고 수비 진영에는 전설이었던 프랑코 바레시(63)와 파울로 말디니(55)가 있었다. 마라도나가 대활약한 나폴리는 1989~1990시즌 팀 득점에서는 AC 밀란에 1골 차로 앞섰지만 팀 실점에서는 AC 밀란에 뒤졌다.

비록 마라도나와 같은 글로벌 슈퍼스타는 없지만 2023년의 나폴리가 공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33년 전 마지막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때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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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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