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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기자회견에 임하는 신재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성남은 지난 13일 측면 자원 신재원을 영입했다. 신재원도 의미가 남다른 팀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성남은 신재원의 아버지이자 'K리그 레전드'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활약했던 팀이다.
경남 남해에서 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신재원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성남은 아주 특별한 팀이다. 집도 성남이고 부모님도 성남 이적을 좋아해주셨다. 아버지가 성남 레전드인데 그렇게 태어난 걸 어쩌겠나. 아버지만큼 하면 좋겠지만 그 정도 위치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신 감독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성남FC의 전신인 성남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통산 401경기를 뛰면서 99골 68도움을 기록했다. 성남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나 K리그 3연패를 이룬 것을 비롯해 FA컵, 리그컵,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정상에도 올랐다.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뒤 신 감독은 성남 지휘봉도 잡았고,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신재원은 "지금도 집에는 아버지가 성남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진들이 있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노란색(성남 유니폼 색깔)을 좋아했다. 지금은 검정색이 좋지만 어릴 때 노란색을 좋아했다. 아버지가 선수, 감독 생활을 하셨던 곳이고, 모란, 탄천운동장에서 경기도 많이 했다. 탄천운동장에 가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신재원은 성장 가능성 높은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다. 16세 이하(U-16)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고교 졸업 후 고려대에 진학해 2017년 대학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U리그에서는 12경기 10득점을 기록했다. 측면 수비와 공격을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2019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리그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듬해 2부 안산 그리너스에서 임대 생활을 보낸 뒤 서울, 수원FC 등에서 활약했지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번 성남 이적을 통해 반등 포인트를 마련할 예정이다.
마음을 독하게 먹은 신재원도 쉴 틈 없이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다. 이기형 성남 감독도 "신체적인 능력과 스피드가 좋다. 마무리 능력도 갖고 있다. 멘탈이나 피지컬만 더 준비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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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어 그는 "선수라면 1~2경기 꾸준히 잘하고, 4~5경기를 계속 뛰다 보면 자신감이 올라온다. 출전하다 보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재원은 아직 어린 선수다. 그간 포텐이 터질 듯 터질 듯 아쉬운 상황이 반복돼 왔는데, 유망주로 불렸던 만큼 한 번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매섭게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그 성장이 어디서 끝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신재원은 태극마크라는 높은 목표까지 세우는 패기만만한 모습을 보였댜.
2018년 독일 월드컵이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였다. 신재원은 신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당시 월드컵 현장에 직접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그때 좋은 선수들을 많이 봤다"고 떠올린 신재원은 "2022 카타르 월드컵도 보면서 축구선수라면 한 번은 월드컵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목표인데 성남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당장 올 시즌에는 팀 승격을 이뤄내야 한다. 성남은 지난 해 2부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빠르게 1부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재원도 "목표는 1부 승격"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올해 30경기 이상 출전하고 싶다. 공격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쌓아서 시상식에 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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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시절 신재원(맨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