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이끈 SM 독자노선 끝..하이브vs카카오 양강구도[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3.02.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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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카카오
다수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며 K팝을 이끌던 SM엔터테인먼트가 두 갈래로 나뉘었다. 1대 주주가 된 하이브와 2대 주주가 된 카카오가 SM을 두고 어떤 입장을 보일까.

SM은 지난달 15일 "투명하고 전문성 높은 이사회 중심 경영구조로 개편하기 위해 글로벌 유수의 자문기관들과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이사회 구조를 검토, 최적화된 이사회 구조를 도입하기로 했다"라고 밝히며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당시 SM은 사외이사 비중을 현행 25%에서 과반수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이사회 방식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이었다면 앞으로 사외이사 수를 4명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 이에 SM은 "비중이 확대된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검증을 한층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이수만 프로듀서 및 관계회사 그리고 자회사들과의 모든 거래에 대해 총구성원의 2/3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 거래위원회를 신설, 위원회의 면밀하고 투명한 검토를 통해 보강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SM은 이사회의 권한과 운영에 큰 힘을 주기 위해 ESG 위원회, 내부 거래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분야별 전문 위원회를 3개 이상 도입한다.


내부 조직부터 바꾸기 시작한 SM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지난 3월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SM 3.0'의 핵심은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이다. 기존 이수만 프로듀서의 주도로 대형 아티스트를 탄생시켰다면 'SM 3.0'은 새로운 IP 제작을 위해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로써 SM은 멀티 제작센터, 멀티 레이블, 음악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 설립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제작센터는 아티스트 전담팀을 배치해 독립적인 의사결정 보장 및 창작 자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SM은 제작센터를 추후 사내 레이블 형태로도 성장시켜 자율성과 성장을 더 크게 키우고자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음악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는 방대한 양의 음악 풀을 구축하게 된다. 이에 전 세계 작곡가, 작사가뿐만 아니라 글로벌 음악 퍼블리싱 기업과 계약을 맺어 신규 수익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대대적인 개편으로 인해 SM 주식 장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가장 먼저 SM의 지분을 확보한 건 카카오(대표 홍은택)다. 카카오는 7일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확보, 2대 주주가 됐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0,000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0,000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또 SM 측은 카카오와 손을 잡고 3자 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카카오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고 3자 간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카카오와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현재 음악 사업 관련해 멜론, IST엔터테인먼트, 플렉스엠,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원더케이 등 다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계열사 스타쉽은 역대급 걸그룹 대전의 주역 아이브와 몬스타엑스, 크래비티 등이 소속돼 있다. 그간 카카오는 엔터 사업에 뛰어들면서 상당히 공격적인 방식을 취해왔다. 비단 음악 사업뿐만 아니라 콘텐츠 사업에도 손을 뻗었고, 드라마·영화 등을 다수 제작했기 때문이다. SM 이사진이 반기는 카카오와 협업은 SM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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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방시혁 /사진=스타뉴스(이수만), 엠넷(방시혁)
이 가운데 SM과 이수만은 카카오의 지분인수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특히 이수만은 "회사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SM에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이수만이 SM의 최대 주주였던 만큼, 그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곧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가 이수만의 지분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하이브는 SM 최대 주주로 등극했으며 현재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지분 공개매수도 실시한다.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는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셔서 꽃길만 걸었다"라며 이수만을 향한 존경의 표현을 해왔다. 또한 "하이브는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SM은 하이브의 지분인수 건을 두고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하기 위한 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최대 주주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SM의 경영권 분쟁은 카카오와 하이브로 나누어졌다. SM이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최대 주주의 목소리를 마냥 무시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SM 이사진·카카오와 이수만·하이브가 팽팽한 양강구도를 보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가요 관계자들 역시 주목하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SM 소속 아티스트는 매번 색다른 콘셉트로 다양한 무대를 추구했다. 특히 SMP(SM Music Performance)란 장르를 만들어내지도 않았나. 하지만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계약 종료, 하이브와 카카오의 지분인수로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며 "말 그대로 정말 'SM 3.0' 시대를 앞두고 있다. SM이 기존 색을 버리고 새로움을 택할지 지켜볼 만 한 일"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SM은 현재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EXO), 엔시티(NCT), 소녀시대, 레드벨벳(Red Velvet), 에스파(aespa) 등 K팝의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소속돼 있다. 또한 슈퍼엠(Super M), 갓 더 비트(Got The Beat) 등 여러 그룹의 아티스트 조합으로 이뤄진 유닛도 존재한다. 앞서 SM은 'SM 3.0'을 발표하며 각 그룹의 컴백과 더불어 신인 그룹 3팀을 데뷔 시킬 계획이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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