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 외면당할 수 없지 않나", 김호철 호통은 IBK를 깨웠다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2.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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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 흥국생명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는 화성 IBK기업은행 선수들. /사진=KOVO
"현 상태에서 본인들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호랑이 감독의 호통에 선수들이 정신을 차린 것일까. 화성 IBK기업은행이 선두 도약을 노리는 인천 흥국생명에 찬물을 끼얹었다.


IBK기업은행은 11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2022~20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2 25-19 24-26 25-20)로 이겼다.

올 시즌 흥국생명전 4전 4패, 승점 1도 따내지 못했던 IBK지만 이날은 달랐다. 뚜렷한 동기부여를 찾기 어려웠으나 팬들 앞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감독의 말에 힘을 냈다.

지난 8일 대전 KGC인삼공사와 홈경기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은 패배 자체도 아쉬운 결과지만 최근 유독 맥 없이 패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10승 17패, 승점 31으로 6위. 김호철 감독은 지난 경기 후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전했다.


경기 후 "의지가 부족해보인다"고 했던 그는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현 상태에서 본인들 스스로 잘하고 있는건지 생각해보라', '못하는 것에 있어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프로 선수이지 않나. 남은 9경기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팬들과 함께 하는 게 프로인데 외면당할 순 없지 않나. 그렇다고 봄 배구를 포기했다는 건 아니다. 끝까지 해보자고 했다. 선수들도 그런 생각 할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를 거두면 개막 후 27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설 수 있었다. 반면 IBK로선 큰 동기부여가 부족한 경기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초반부터 IBK는 이전 경기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된 것처럼 보였다.

1세트 단단한 수비로 흥국생명을 당황케 했다. 블로킹으로만 7득점했고 흥국생명은 흔들렸다. 지난 주춤 부진했던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가 1세트 홀로 6득점, 최정민과 표승주가 4득점 등 고른 활약으로 23분 만에 세트를 끝냈다. 기세를 탄 IBK는 2세트까지 가져왔다.

3세트 초반 김연경에게만 5점을 내주는 등 끌려갔으나 작전타임에서 김호철 감독은 "무언가를 시도하다가 범실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줄이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후 IBK는 빠르게 흥국생명을 추격했다. 끈질기게 추격하던 IBK는 결국 22-22 동점을 만들어내는 등 저력을 보였다.

3세트를 내주고 들어선 4세트. IBK는 한발 더 뛰며 몸을 날려 상대의 까다로운 공격을 막아냈고 적절한 속공을 통해 흥국생명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산타나와 표승주가 5점씩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블로킹 3득점, 서브에이스 하나를 포함해 홀로 22점을 쓸어담은 산타나와 18득점한 표승주의 쌍끌이와 김희진(11점), 김수지(10점)의 고른 활약 속 승점 3을 챙겼다.

IBK는 11승 째(17패)를 거두며 승점 34를 기록했다. 반면 IBK에 덜미를 잡힌 흥국생명(승점 60)은 선두 도약 기회를 날리며 선두 현대건설(승점 61)과 승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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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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