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에 지고 2위 잡는 IBK, '기복 타파'에 걸린 봄배구 희망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2.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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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화성 IBK기업은행 감독이 11일 흥국생명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KOVO
직전 경기 안방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한 화성 IBK기업은행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승리 후 김호철(68) IBK기업은행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하기 바빴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11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2022~20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2 25-19 24-26 25-20)로 승리했다.


지난 경기 패배 후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했던 김 감독이지만 이날 반응은 180도 달랐다. 무엇이 IBK 선수들을 바꿔놨을까.

IBK는 지난 경기 홈에서 5위팀 대전 KGC인삼공사에 맥없이 패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의지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이날 경기 전 "현 상태에서 본인들 스스로 잘하고 있는건지 생각해보라', '못하는 것에 있어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프로 선수이지 않나. 남은 9경기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팬들과 함께 하는 게 프로인데 외면당할 순 없지 않나. 그렇다고 봄 배구를 포기했다는 건 아니다. 끝까지 해보자고 했다. 선수들도 그런 생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가진 선수들은 완전히 달라졌다. 선두 등극이라는 확실한 동기부여와 함께 나선 흥국생명은 잘 조직화된 IBK에 쩔쩔매며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경기 후 미소와 함께 인터뷰실로 들어선 김 감독은 "흥국생명 맞춤 배구를 했는데 딱 맞아 떨어졌다"며 "레프트를 항상 고정적으로 했는데 그걸 이동시켰고 공격수 높이에 블로킹을 맞춰놓은 것이 잘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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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오른쪽)가 팀 득점 후 표승주(왼쪽), 김희진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경기 내내 IBK 선수들은 한 발 더 뛰며 몸을 날려 공을 살려냈고 흥국생명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김 감독은 "나 때문이라기보다 세자르 (대표팀) 감독이 와서 그런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이날 경기장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46·스페인)이 방문했다. 튀르키예 여자 프로배구 바키프방크의 코치직을 겸하고 있는 그는 리그 일정이 없는 틈을 이용해 한국을 찾았고 선수들을 직접 보기 위해 삼산월드체육관을 찾은 것이다.

이미 대표팀을 은퇴한 김수지는 경기 후 김 감독의 말에 대해 "(세자르 감독이 와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미소지으며 "분석하고 준비한 대로 움직이려고 했고 좋은 공이든 아니든 풀어가려고 했던 게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11승 17패, 승점 34로 여전히 6위인 IBK는 상위 팀들과 격차를 좁혔다. 3위 김천 한국도로공사(승점 44), 4위 서울 GS칼텍스(승점 39)와 격차가 있어 봄 배구 희망이 큰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기복을 줄이고 이날 같은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다면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김 감독은 기복이 있다는 평가에 대해 "원래 우리가 들쑥날쑥 많은 팀이다. (경기력이) 유지가 되면 좋겠다. (선수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수지 또한 "나도 (기복에 대해) 느끼고 있다. 다른 팀 선수들과도 얘기를 해봐도 어려운 팀이기도 하면서 무너질 땐 한 없이 무너진다고도 한다"며 "준비한 게 잘 나오면 순위가 더 상위권에 있었을 것 같다. 초중반 그런 부분에서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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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가 팀 승리 후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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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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